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의 폭발적인 성장속도가 느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샤오미는 2일(현지시간) 지난 상반기 스마트폰 판매가 347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놀라운 성장세지만 샤오미가 올해 세웠던 판매 목표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설립 5년째를 맞는 샤오미는 매년 자신이 세운 목표를 뛰어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해도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는 목표인 6000만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고분을 감안하면 실제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스마트폰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샤오미 실제 판매 대수는 5650만대에 그쳤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판매량에 대해서도 샤오미의 자신감이 다소 약해진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판매가 1억대에 이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회사는 최근 목표를 8000만~1억대로 낮췄다.
샤오미는 다른 업체들이 자신의 성공비결인 온라인 마케팅과 싸지만 고성능의 하드웨어 등의 전략을 베껴 시장에 접근하면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타격은 애플 아이폰6 시리즈가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 샤오미는 중국 1위에 올랐지만 지난 1분기 애플에 그 자리를 내줬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해 성장세가 둔화한 것도 문제다. IDC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보다 4% 감소했다. 중국시장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자국시장의 성장 둔화에 샤오미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 주 샤오미는 브라질에서 ‘레드미2’를 출시했다. 아시아 이외 다른 스마트폰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현지업체 ‘블루(Blu)’가 이미 브라질시장을 장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공략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는 인도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라탄 타타 전 타타그룹 회장의 투자를 받아 인도 진출에 더욱 탄력을 붙일 수 있게 됐다. 라탄 타타는 현재 벤처 투자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