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닥터심슨, 전역 후 돌아온 ‘힙합송라이터’ “생활에서 영감 얻어”

입력 2015-07-16 09:06 수정 2015-07-1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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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심슨이 최근 동작구 여의대방로 이투데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마지막 담배에 불을 붙이고 아픈 추억들은 태워 버리려 네가 하지 말라 하던 나쁜 습관들 네가 떠나고 난 뒤에야 다짐한 마지막. 담배.” -‘마지막 담배’

“기분 탓이야 Lovely Morning. 기분 탓이야 Awesome Afternoon. 이제 해질녘이 되었지. 널 만나러 가는 길. 요즘 내 기분 전부 네 탓이야” -‘기분 탓’

감성 노랫말과 멜로디로 각광 받은 가수 겸 음반제작자 닥터심슨이 돌아왔다. 6월 마지막 날 만기 전역한 닥터심슨은 휴식도 없이 참았던 음악 열정을 불태운다. 오는 23일 한국유방건강재단 핑크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새 앨범을 발표한다. 소신 있는 음악 색깔과 사회 반향적인 노래 가사는 닥터심슨의 음악이 가진 힘이다.

최근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서 만난 닥터심슨은 자신의 휴대 전화를 꺼내 직접 제작하고 녹음한 신곡을 들려줬다. ‘사랑하기 좋은 날’ ‘예뻐 보여’ 등의 곡들이 흘러나왔다. 7월 발표되는 앨범과 8월 콘서트에서 공개할 신곡들이었다. 순식간에 분위기를 주도하는 멜로디와 특유의 감성 보이스가 귀를 자극했다.

“저를 ‘랩퍼송라이터’라고 불러준다. 가사 하나 하나에 신경을 써서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시간을 쏟는다. 카페의 커피 맛도 중요하지만 인테리어 등 전체적인 분위기도 카페를 즐기는데 영향을 미친다. ‘인디’ 느낌으로 활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닥터심슨이 최근 동작구 여의대방로 이투데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닥터심슨은 오로지 음악으로 승부한다. 그는 ‘뮤직뱅크’(KBS 2TV)와 ‘인기가요’(SBS) 등의 방송 프로그램보다는 앨범과 공연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좋은 음악은 사람들이 찾기 마련이다. 군대에 있던 닥터심슨은 자신의 음악이 ‘정글의 법칙’(SBS)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 달 음원 매출이 20~30만원 나올 때 도망치듯 군대를 가게 됐다. 입대 전 저의 음악을 들어주는 팬들에게 잊지 않고 기다려 달라는 의미에서 13곡 정도의 음반 작업을 마무리 해 꾸준히 유통해 달라고 부탁했다. 어느 날 내무반에서 후임이 깨워 일어나 TV를 보니 ‘너와 자주 걷던 그 공원 산책길 이리도 길었었는지’라는 가사의 제 노래가 나오더라. 정말 기분 좋았다. ‘아홉수 소년’에도 ‘머리 어깨 발 무릎 너의 입술’이 OST로 사용됐다.”

닥터심슨의 제대 후 일정은 바쁘면서도 뜻 깊다. 7월 한국유방건강재단 핑크리본 캠페인에 참여하고, 8월 정규앨범 발표와 함께 단독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10월에는 아티스트들이 싱글 앨범을 한 장씩 내면서 기부하는 형태의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인디 공연을 하다보면 공연장을 찾아주는 여성 팬들이 많았다. 여성 팬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은 책임감에 유방건강재단의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다. 또 제가 군대에 있을 때 나온 음악들을 직접 무대에서 들려주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제 그 곡을 들려주기 위해 소극장 공연이 예정돼 있다. 9월에는 부경음악회에서 공연을 하고, 10월에는 텍사스 K-POP 페스티벌에도 참여한다.”

▲닥터심슨(사진제공=디어뮤즈먼츠)

닥터심슨은 23일 발표되는 새 앨범을 위해 지난 2일 이탈리아 로마로 날아가 뮤직비디오를 찍는 등 심기일전했다.

“‘사랑하기 좋은날’이란 곡이다. ‘저녁노을 지는 해변가, 맥주 한 캔, 기타 들고서 난 너를 위한 노래 부를래.’ 여러 가지 버전이 있다. ‘예뻐 보여’는 군대에서 끄적인 가사다.”

민족사관고등학교,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닥터심슨의 학력은 그의 음악적 색깔만큼이나 독특하다. 말 그대로 ‘공부 잘하는 영재’로 불렸지만 그의 음악적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졌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었던 강남 대치동 유명강사 시절도 앨범발표를 위한 준비였다.

“우리 사회는 학력 경쟁이 심하다. 중요한 건 내 아이가 무엇에 흥미를 느끼고 있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아는 것이다. 민사고에 진학했을 때 저와 똑같이 살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3년간 고민했고, 음반제작자가 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남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었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하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꿈을 펼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 독립을 위해 무작정 학원 강사 일을 했고, 신사동에 스튜디오를 차려 음악을 시작했다.”

▲닥터심슨이 최근 동작구 여의대방로 이투데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myfixer@)

인터뷰 중 닥터심슨이란 예명의 유래가 궁금했다.

“미국 유학시절, 외국인 친구들이 제가 ‘황인’이고 눈이 튀어나왔다며 ‘심슨’(미국 폭스TV를 대표하는 만화 캐릭터)이라고 불렀다. 중학교 선생님이었던 어머니는 제가 의사가 되길 바랐다. 그래서 ‘닥터’다. 음악으로 마음을 치료하는 닥터다.”

군 시절 ‘애국가’ ‘독도는 우리 땅’ 등의 곡을 랩으로 편곡해 부르곤 했던 그였다. 인디 음악을 추구하는 그는 음악을 통해 사회공헌에도 기여하려 한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사업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공헌 사업에 관심이 많다. 건강재단도 사회공헌 측면이 있다. 음악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날을 꿈꾼다. 지금 가요계는 너무 아이돌 위주다. 물론 저도 군대 있을 때 AOA 정말 좋아했다. 춤도 외웠다. 하지만 그런 쪽만 있으면 풍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골목시장에 신경 쓰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닥터심슨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디서 이런 영감을 얻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저절로 생긴다.

“커피를 좋아하는데 마시면 잠이 안 온다. 그래서 캐모마일 같은 허브차를 마신다. 그러면서 ‘미각을 청각화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팥빙수’ ‘냉면’ 처럼 차를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허브테라피’라는 곡이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생활에서 영감을 얻는다. 팬들은 저에게 ‘이 가사 실화예요?’라고 묻는다. 100%는 아니지만 20%는 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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