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7% 달성을 위해 그동안 아껴뒀던 환율 카드까지 꺼내며 경기부양의 절박함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12일(현지시간) 주요 경제개발구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사고가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 베이징에서 멀지 않은 공업도시 톈진에서 이날 오후 11시30분경 대형 폭발이 일어나 최소 44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다쳤습니다. 이날 폭발은 톈진 빈하이신구 주변의 한 물류회사 위험물 창고에서 시작됐습니다. 창고에서 발생한 폭발 불꽃이 인근 회사 물류창고로 옮겨붙으면서 연이어 2차 폭발이 일어나 피해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중국지진센터는 “첫 번째 폭발 강도는 폭약‘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TNT)’3t 규모의 폭발과 맞먹었고, 두 번째는 21t 폭발 강도에 해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폭발사고가 일어난 톈진항은 지난해 1405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대)를,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5.1% 증가한 724만2000TEU를 처리한 세계 10위 항만으로 중국 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이에 이번 폭발사고가 중국 수출활동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텐진항이 속해있는 빈하이신구가 상하이 푸동 지역을 롤모델로 한 중국 주요 경재개발구인 것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빈하이신구는 톈진항, 톈진경제기술개발구(TEDA)와 보세구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에 해당 지역에는 글로벌 제조기업뿐 아니라 무역, 금융기업들의 기지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날 폭발로 톈진항에 보관 중이던 차량 1000대가 전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창고에 보관 중이던 차량은 대부분 해외 수출을 앞둔 것으로 중국에 생산공장을 둔 글로벌 자동차기업의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톈진에 진출해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장기 휴가기간에 돌입해 현지 공장에 근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현재 상황 파악 중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중국 산업단지에서 대형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 집계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4년 11월까지 각종 산업현장에서 58만건에 달하는 안전사고가 발생해 1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안전생산활동 강화를 지시했으나 중국 산업현장의 안전 불감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당국이 자국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자 사흘째 위안화 평가 절하를 단행하는 등 공격적인 부양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산업현장의 안전 불감증 개선 등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