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달러약세에 따른 4분기 실적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23일 기아차는 3분기 국내외에서 65만 8374대를 판매해 매출액 12조1109억원, 영업이익 6775억원, 당기순이익 55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했고, 매출액 역시 14.9% 늘어난 호실적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기아차는 전일대비 100원(1.83%)가 빠진 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호실적이 달러 강세의 영향을 크게 받은 만큼, 4분기 달러 약세 우려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이날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양적완화를 시사하자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3.9원 내린 1124.7원을 기록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3분기 호실적의 원인으로 환율약세와 무파업 기조 효과를 지목했다. 특히 환율에 영향을 크게 받는 대형 수출주인 만큼 4분기 달러약세가 나타나자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 강세에서 약세로 돌아서며 4분기 기아차의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특히 4분기는 비용이 늘어나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전통적으로 기아차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상헌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환율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3분기 호실적은 환율의 영향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4분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우려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아차는 국내공장에서 수출되는 물량이 전체의 40%정도로 현대차 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이 내년 5월부터 양산이 들어가는 만큼 환율 영향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