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 나오는 말 중에서 사업을 하는 이들이 특히 기억해야 할 게 몇 가지 있다. 먼저 문양지마(問羊知馬), 양을 물어 말을 안다는 말이다. 한서(漢書) 조광한전(趙廣漢傳)에 나온다. “실정을 탐지하는 사람이 말의 값을 알려 하면 먼저 개의 값을 묻고 양의 가격을 알아보고 소 값을 파악한 뒤 말을 사러 간다.”[鉤距者 設欲知馬賈 則先問狗 已問羊 又問牛 然後及馬] 개나 양, 소 값을 먼저 알면 적절한 말의 가격을 짐작할 수 있다. 문우지마(問牛知馬)도 같은 의미의 성어다. 문구지마(問狗知馬)라는 말도 있을 법한데 그런 건 없다. 개를 우습게 본 탓인가.
문양지마든 문우지마든 ‘주변으로부터 탐색해 들어가 일과 사업의 본질을 추구한다’[從旁推究]는 의미는 같다. 그런데 요즘은 이 말이 남의 약점을 미리 캐내 꼼짝 못하게 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이양역우(以羊易牛)의 흥정이나 거래를 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양을 소와 바꾸니 얼마나 남는 장사인가. 토정비결에 이런 괘가 있다. “양을 주고 소를 바꾸니 득실을 알 수 있겠다. 당연히 남는 거래라 이익이 크고 재운이 있다.”[以羊易牛 得失可知 財運吉利] 누군들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겠는가.
망양득우(亡羊得牛)라는 말도 있다. ‘회남자(淮南子)’의 설산훈(說山訓)에 “양을 잃고 소를 얻으니 잃어버린 게 손실이 아니다”[亡羊而得牛 則莫不利失也]라는 말이 나온다. 작은 것을 잃고 큰 것을 얻었으니 이런 좋은 일이 어디 있나. 새옹지마(塞翁之馬)의 교훈을 여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억울한 화가 복이 될 수도 있고 생각지도 않은 복이 화가 될 수도 있다. 하늘은 넓고, 어느 구름에 비가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결같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업을 하라는 뜻으로 새길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