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꼭 뜬다] ‘레버넌트’, 불쌍한 디카프리오…진짜 생존을 말하다

입력 2016-01-0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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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서부 개척 영화는 70~80년대 대표적인 외화 장르로 국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개척의 열정을 불태운 백인들과 땅과 가족을 지키려는 인디언의 대립은 극적인 전개와 인간군상의 본성을 담아내기에 적절했다. 드넓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펼쳐진 각본 없는 드라마가 2015년 가장 세련되면서도 잔혹한 창작물로 탄생했다. 바로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이다.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한 모피 회사에서 사냥꾼으로 일하던 중 인디언을 피해 동료들을 요새로 데려가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활로를 찾기 위해 홀로 숲을 지나던 글래스는 회색곰과 직면하고 온몸이 찢기는 중상을 입는다.

글래스는 간신히 살아났지만 동료인 존 피츠제럴드(톰 하디 분)에게 아들을 잃고, 홀로 버림받는다.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상처의 고통, 추위, 배고픔과 싸워가며 4000km가 넘는 거리를 지나 살아남은 그의 이야기는 그 어떤 시나리오보다 더 극적이다.

영화는 연출과 호연의 조합이 얼마만큼 환상적인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작품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에 빛나는 ‘버드맨’의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감독과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이 의기투합했다. 포인트는 극한 상황에 놓인 인물의 심경과 대립, 거대한 대자연의 공존이다. 영화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며 사실감을 높인다. 서사의 힘이 아닌 영상의 힘으로 몰입을 높이는 과정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떠올리게 한다.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번 작품을 통해 ‘타이타닉’ 속 꽃미남 배우의 잔상을 완전히 지워 버렸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오스카상 트로피의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지금까지 캐릭터와 달리 대사 없이 수많은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고 밝힌 그의 말처럼 글래스와 디카프리오가 놓인 상황은 인간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 실험적 의문을 던질 정도다.

톰 하디와 돔놀 글리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각각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어바웃 타임’으로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서는 “그 때 그 배우야?”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변신을 보인다.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감독은 대부분의 촬영을 로케이션으로 진행하며 대자연의 후광을 얻으려 했다. 전기가 없던 시대에 맞춰 날씨와 일조량을 체크해 햇빛과 불빛으로만 촬영에 임했다. 금광과 석유 산업이 개발되기 전 19세기 미국 역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모피 산업, 미주리강 유역에 거주했던 원주민 아리카라족 등 역사적 사실을 사실적으로 반영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글래스의 혼혈아들이 탄생했고, 얼핏 단편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극 전개에서 인디언의 존재감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글래스의 가혹한 여정의 시작이 된 회색곰의 습격 장면이다. 이 장면은 감독이 어떻게 연출과 호연의 시너지 효과를 효율적으로 자아냈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새끼 곰을 보호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곰의 본성은 공포와 공감을 동시에 자아낸다. 곰의 이빨과 발톱에 몸이 찢기고 뼈가 부러지는 글래스의 울부짖음은 고통을 간접 체험하기에 충분하다.

원 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은 곰의 침, 뜨거운 입김마저 관객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낸다. 습격 장면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으며 사실성을 강조한 시각적 효과에 집중했다는 점이 기존의 ‘인간 vs 동물’ 구도와 다른 새로운 명장면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상영시간 156분, 15세 이상 관람가, 14일 개봉.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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