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경제포럼] 창조경제 시대,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입력 2016-01-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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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선임연구원인 이혜정 박사는 서울대 학생 중 A+ 학점을 받는 학생들의 공부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를 엮어 낸 책이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다산에듀) 이다. 가장 좋은 점수인 A+를 받는 학생들의 공부 방법을 연구해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알려주면 성적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성적이 가장 높은 최우등생을 심층 인터뷰하고 서울대 일반 학생들과 비교했다. 최우등생 46명을 포함해 총 1213명의 응답 결과를 얻어냈다.

◇창의적 사고력보다 수용적 사고력을 길러내는 교육

특히 흥미로운 것은 수용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에 대한 조사 결과다. 수용적 사고력은 상대방이 가르치는 내용을 아무런 의심이나 비판 없이 그대로 ‘암기’하는 능력이며, 비판적 사고력은 상대방이 가르치는 내용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다시 ‘이해하는’ 능력이다. 창의적 사고력은 학습과정에서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무엇인가를 ‘새롭게 생각해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비판적 사고력이 수용적 사고력보다 낮다고 답한 응답은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많았다. A+를 받은 학생의 68.7%가 그랬다. 창의적 사고력이 수용적 사고력보다 낮다고 답한 응답 역시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많았다. A+를 받은 학생의 72.7%가 그랬다. 즉, 성적이 좋을수록 창의성보다는 이해력을, 이해력보다는 암기중심 교육을 했다.

◇암기의 달인 - 일주일만 지나면 모두 잊어버리는

그렇다면 이들의 실제 공부 방법은 어떨까? 이들은 수업시간에 교수의 ‘농담’까지도 노트에 기록했다. 말 그대로 ‘속기사’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교수의 농담을 포함해 달달 외운다. 그렇게 시험을 보면 A+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마치 백지 상태처럼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다음 시험을 위해 다른 과목을 달달 외운다. 서울대에서 A+를 받는 학생은 이런 과정을 반복한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 입학한 후 비판적, 창의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노력했는데 그럴수록 성적이 나오지 않았던 것을 경험했다고 답변한다. 이후 속기사처럼 농담까지 필기하고, 달달 외우고, 백지처럼 까먹고, 다시 필기, 암기, 까먹기를 반복하자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경험했단다. 단순암기와 까먹기의 무한반복 과정이 서울대에서 A+의 성적을 받는 비결이었던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일류대학이라는 서울대만의 현실이 아니라 한국교육 전체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창조경제는 생태계의 총체적 재구축을 통해

공업화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경제성장을 위해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모델을 추구했다. 이미 검증된 선진국의 기술을 빨리 습득해 국제분업구조의 하위 파트너가 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암기능력이 뛰어난 ‘질 좋은 붕어빵’을 대량으로 생산해야 했다. 주입식 교육, 사지선다형, 상대평가 제도는 그 산물이다. 단기에 질 좋은 붕어빵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서는 그만 한 교사 공급도 중요했다. 교사의 자격증제도, 연금 혜택, 공무원 혜택을 통해 지대추구(rent seeking)를 의도적으로 보장해줬다. 그러나 이런 모델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중국과 인도의 추격에 따라잡히게 될 것이다. 창조경제는 최초의 선도자(First Mover) 모델을 필요로 한다. 교육을 포함해 사회 전체에 대한 전면적 구조개혁만이 한국경제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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