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소재ㆍ에너지’ 무리한 투자로 8000억 손실

입력 2016-02-26 10:35 수정 2016-02-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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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희토류 공장·옥계 마그네슘 제련소 등 유해물질 정화에 수천억… 그린가스텍은 문닫아

포스코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소재ㆍ에너지사업에서 8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포스코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글로벌 소재부문 계열사인 포스코엠텍이 운영하고 있는 강원도 영월 몰리브덴 공장과 옥계 마그네슘 제련 공장 등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정화비용이 발생했다. 이 비용으로 공장들은 매각도 하지 못하고, 사업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권오준 회장이 취임 이후 전체 사업구조를 소재·에너지·인프라·트레이딩 등 4개 부문으로 재편하고, 이들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쇄신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 공장들의 막대한 손실로 ‘포스코의 진짜 위기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 4개 부문은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추진되고, 권 회장 취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자리 잡은 핵심 사업들이다.

포스코엠텍이 운영 중인 강원도 영월 몰리브덴 공장은 생산 공정이 준공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시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환경오염 물질만 발생시키고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유해물질 정화작업에만 1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영월 몰리브덴 공장은 출발부터 기술적 한계가 예견됐던 사업으로, 이제는 1000억원에 달하는 유해물질 정화비용에 매각도 가동도 못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2012년부터 몰리브덴, 탄탈룸, 니오븀, 희토류 등의 제련생산 설비를 구축해왔다. 지난해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면서 매각에 나섰지만, 막대한 정화비용 등으로 원매자 찾기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옥계 마그네슘 제련소 사업 또한 막대한 정화비용만 남긴 채 가동이 중단됐다. 이 공장에선 지난 2013년 6월 페놀을 모아둔 응축수 탱크의 밸브에 균열이 생기면서 페놀이 유출돼 환경오염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피해보상과 정화작업에만 1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 포스코는 연산 1만톤 규모의 마그네슘 제련 공장을 건설하는 데 약 50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 밖에 포스코가 1조2500억원을 투자해 2014년 5월 설립한 포스코그린가스텍은 막대한 손실을 보고 간판을 내렸다. 또 포스하이알은 지난해 말 초기자본금 200억원을 소진하면서도 53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 취임 이후 소재, 에너지 사업 분야의 손실규모는 8000억원대로, 시장성 없는 사업에 몰두한 나머지 막대한 손실만 보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권 회장 입장에선 전임 정 전 회장 시절에 소재사업을 담당한 미래성장동력실 기술 파트장으로 대규모 투자 제안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주도했던 터라 부실에 따른 책임 추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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