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이런 문장이 있다. “국가 간의 경쟁은 항상 상대적 국력의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한 국가의 발전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더라도 경쟁 국가가 더 빨리 발전하면 뒤처지게 마련이다.”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메시지이다. 우리가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일격을 당해 쓰러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내부적 갈등과 분열 때문에 시간을 흘려보내 버리게 되면 그 결과는 너무나도 명확하다.
산업혁명이란 거대한 변화의 물결에 영국은 발 빠르게 변신하지만 러시아 왕실과 귀족들은 오직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변화에 대한 요구에 눈을 감는다. 이후 크림전쟁의 패배, 러일전쟁의 패배, 그리고 러시아제국의 몰락과 공산주의의 등장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환경이 급변하면 반드시 국가 차원의 개혁에 성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사례 가운데 하나로 교육개혁을 든다. “핀란드 교육을 살펴보고 돌아온 수많은 교육자들이 좌절하는 것은 탁아소부터 대학 교육까지 교육계의 전반적 개혁이 없는 한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거대한 문제 앞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흔히 국가 흥망성쇠의 요인으로 산업혁명, 경제성장, 신무기와 전술의 현대화, 인구, 정신력, 질병 등이 국력의 지표로 사용된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 모든 요인을 총괄할 수 있는 한 가지 요인을 밝힌다. 강대국으로 성장하거나 주변국으로 쇠퇴한 국가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새로운 인재의 영입과 유출’이다. 설득력이 있는 지적이다. 현재는 힘들더라도 좋은 나라로 나아가는 국가라면 인재를 유입하는 힘이 클 것이다. 거대한 벽 앞에서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리라는 판단이 서면, 인재가 유출될 것이다.
역사는 예외 없이 인재 유출을 경험한 국가들의 쇠락을 보여주고 있다. 1600년대 스페인의 몰락에는 20만 명이나 되는 유대인과 25만 명 정도의 무어인 추방이 있었다. 또 한 가지 사례는 17세기 루이14세가 주도한 위그노인의 강제 축출이다. 종교 박해로도 20만 명에서 100만 명 정도가 영국, 네덜란드, 스위스 등지로 나갔으며, 이들이 정착한 개신교 국가는 상대적으로 번성할 수 있었다.
인재가 모이는 곳에 미래가 있다. 유로존의 위기로 청년의 일자리가 사라진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의 전문직 종사자들과 대졸 청년들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나라를 등지고 있다. 결국 어떤 사회의 미래를 전망할 때는, 그 사회가 강력한 인재 유입을 할 수 있는 나라인가를 봐야 한다. 현재 머물고 있는 사람들의 국가 만족도도 중요하다. 특히 인재를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매력은 도시 경쟁력이다. 암스테르담과 제네바와 같은 도시는 일찍부터 종교적 자유, 정치적 자유를 유인책으로 해외로부터 많은 인재를 받아들여왔다.
저자는 결론에서 앞으로 선도국가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책임국가, 안전국가 그리고 행복국가라고 주장한다. 결론보다는 역사적 부침을 다룬 내용에서 더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