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치 경신 시간문제…개인투자자 대규모 손실 우려
개인투자들이 주식투자를 할 때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의 총액이 역대 최대 규모에 다가서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빚을 내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저금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상장기업의 신용융자 잔고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을 합해 7조63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중 최고치(7조7924억 원)인 8월 26일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연말에 비하면 17.63%(1조1437억 원) 늘어났다.
신용증사 잔고 증가세를 이끄는 것은 코스닥 시장이다. 8월 말 코스피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는 3조2937억 원으로 연초(3조1055억 원)에 비해 9.10% 증가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의 신용유자 잔고는 연초 3조5346억 원에서 4조3375억 원으로 올 들어서만 25.0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2013년 말 4조 원 △2014년 말 4조9897억 원 △2015년 말 6조4875억 원 등으로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해마다 25~30%씩 꾸준히 증가해 채 3년이 되지 않아 두 배가 된 셈이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종전의 신용융자 잔고 최고기록(8조734억 원)도 올해 안에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융자 잔고란 개인투자자가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개인투자자와 증권회사간의 일종의 ‘외상거래’인 셈이다.
빚을 내 투자했더라도 사들인 주식이 오르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주식이 떨어지는 경우다. 주식이 어느 정도 하락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를 시행하는데, 이때 매물부담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생기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각에서 최근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이슈와 맞물려 중·소형주 변동성이 커지면 비대해진 신용융자 잔고가 시장의 ‘외통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대목이다.
반면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용투자 증가는 저금리 환경에 따른 시장 패러다임 변화의 단면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 신용융자와 거래대금 비율은 124.6%로 지난 2014년 6월 159.6%와 비교하면 오히려 안정권”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 달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고려할 때 신용융자 잔고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