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반칙] 중국·인도에 목메더니...정작 ‘아이폰7’은 親일본?

입력 2016-09-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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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7일(현지시간) 발표한 신제품을 둘러싸고 일본 시장을 지나치게 배려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최신 애플워치 ‘시리즈2’를 공개하고, 이와 함께 무선이어폰 ‘에어팟’ 등을 선보였다. 신형 아이폰은 방수형 설계에 카메라 성능과 프로세서 속도를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당초 예상대로 이어폰 단자가 없어지면서 디자인이 단순화됐고 저장용량은 확대됐다. 화면 크기가 4.7인치인 아이폰7의 카메라에는 지난해까지 대화면(5.5인치) 모델에만 탑재됐던 ‘광학적 이미지 안정화(OIS)’ 기능이 추가되는 등 촬영 성능이 향상됐다. 대화면 모델인 아이폰7플러스는 표준적 와이드 렌즈와 56mm 텔레포토 렌즈가 함께 달린 듀얼 카메라가 탑재돼 초점거리를 조절하며, 최대 2배까지 광학줌도 가능하다.

신형 아이폰은 ‘홈 버튼’과 3.5mm 이어폰 잭을 9년 만에 없애고 각각 지문인식 센서와 라이트닝 커넥터로 대체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에 기본으로 포함되는 이어폰인 ‘애플 이어팟’은 연결 단자가 기존의 3.5mm에서 라이트닝 커넥터로 바뀐다. 애플은 기존 3.5mm 이어폰 사용자들을 위해 라이트닝 단자로 연결할 수 있는 어댑터를 아이폰 박스에 기본으로 포함키로 했다.

애플은 아울러 프리미엄 무선이어폰 에어팟도 선보였다. 양쪽 귀에 하나씩 거는 방식인 이 제품은 블루투스와 유사하지만 전력소모가 더 적은 자체 개발 ‘W1’ 무선칩과 관련 기술을 이용하며, 아이폰과 애플워치에 자동으로 연결된다. 한 차례 충전 후 사용 시간은 5시간이며, 케이스에도 충전 기능이 있어 여기에 꽂아뒀다가 다시 사용하면 최대 24시간까지 쓸 수 있다.

이날 신제품에서 특히 눈길이 간 건 일본 시장을 특히 배려한 장치들이었다. 닌텐도의 인기 캐릭터 게임 ‘슈퍼 마리오’의 신작 ‘슈퍼 마리오 런’과 ‘포켓몬 고’가 독점 제공되는데다 소니의 비접촉형 IC카드인 ‘펠리카(FeliCa)’ 기술도 내장됐기 때문이다. 펠리카는 동일본 여객철도의 교통카드에 내장, 이렇게 되면 일본에서도 애플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신문은 애플페이가 내년부터 일본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더구나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대표와 존 행키 나이언틱 대표도 무대에 올랐고, 동일본여객철도 부회장도 주요 인사로 참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심지어 “일본을 중시한 발표회가 됐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애플의 이날 이벤트는 그동안 거대 신흥시장인 중국과 인도에 공을 들여온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와는 전혀 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쿡 CEO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장가오리 부총리를 만나 중국에 첫번째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포함한 대대적인 중국 투자 확대 방안을 밝혔다. 최근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자 타개책으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애플은 2014년 아이폰6를 내놓으면서 지난해 한때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화웨이와 오포비보 등 중국 토종 브랜드의 급성장에 밀려 올해 들어 실적이 급추락하고 있다. 또한 중국 당국의 일방적인 규제 강화도 애플엔 부담이다. 올 6월 중국 베이징 법원은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 디자인이 중국 내 여러 스마트폰과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판매금지명령을 내리기도 했고, 4월에는 애플이 중국에 아이북스, 아이튠스 무비 스토어 서비스를 내놓은 지 반년만에 퇴출당하기도 했다.

애플은 인도에서도 환대받지 못했다. 인도는 스마트폰 수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시장이지만 애플이 소매점을 열기에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 애플은 지난 1월부터 인도 정부에 소매점 개설 허용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현지에서 부품 30%를 조달해야 한다는 ‘로컬 소싱’ 규정 준수를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다가 최근 이 로컬 소싱 규정을 3년간 유예해 애플이 현지에 소매점을 열 수 있는 길을 터줬다. 그러나 애플은 전면 철폐가 아니어서 여전히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애플이 전략시장으로 주목해온 중국과 인도에서 홀대당하자 거대 시장이면서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은 일본을 배려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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