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가 트럼프발 금리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BOJ는 14일 국채 매입 규모를 늘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BOJ는 이날 10년 만기 이상의 국채 매입 규모를 기존의 총 3000억 엔에서 3200억 엔으로 늘렸다. BOJ가 국채 매입 규모를 늘린 건 지난 9월 장기 금리 목표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 영향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해 일본 채권 시장에도 파급했기 때문이다. BOJ는 국채 매입 규모를 늘려 금리 상승을 저지,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BOJ는 국채 매입 규모 확대와는 별도로 16일에 국채 매입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신문은 BOJ가 국채 매입 계획을 사전에 통보한 것도 이례적인 조치라고 전했다. 시장 금리 급변동에 대해 BOJ가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본 채권시장에서 2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까지 1주일 새 0.100% 이상 상승하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14일 오전 BOJ의 국채 매입 규모 확대 계획 발표 후 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20년물과 30년물, 40년물 수익률은 일제히 떨어졌다. 한때 0.65%까지 올랐던 2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585%로, 3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0.805%에서 이날은 0.725%까지 떨어졌다.
BOJ는 물가 목표치 2% 달성을 위해 금융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자 지난 9월 장기금리(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를 제로(0)% 수준으로 묶어 장·단기 금리차를 직접 조작하는 ‘장단기 금리조작부 양적·질적완화(QQE)’를 도입했다. 정책의 축을 자금공급 물량 확대에서 금리 조작으로 옮긴 것이다. 이 일환으로 지난달 17일에는 급격한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정된 금리로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지정가 오퍼레이션’을 실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