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3000건의 낙태 수술이 이뤄진다는 추정이 나왔다. '낙태'를 무조건 처벌할 것이 아니라 임신 주수와 윤리적 사유 등을 고려해 허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불법 인공임신중절 수술 논란에 대한 해결책은?'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2005년 보건복지부가 전국 산부인과의원·전문병원·종합병원에 의뢰해 인공임신중절 수술 실태조사를 한 결과, 하루 평균 1000명이 수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산부인과의사회는 인공임신중절 수술이 실제로는 이보다 많은 하루 평균 3000명이 받는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시행령 제32조(의료인의 품위 손상 행위의 범위)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임신중절수술을 포함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의사 면허 자격정지를 최대 12개월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김동석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낙태죄 처벌에 관한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산부인과 의사와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임신주수에 따라 낙태 허용요건을 세분화하고, 윤리적 사유를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임신 초기(1~12주)에는 임신부 요청에 따라 제한 없이 낙태를 허용하고 임신 중기(13~24주)에는 윤리적ㆍ의학적 적응사유를 고려해 허용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강간 또는 준강간으로 임신한 경우와 별도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과 '성매매'로 인해 임신한 경우에도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