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소매금융에 눈 돌리는 시중은행… 적금 이자 더 주고, 알아서 펀드 바꿔주고

입력 2017-02-16 09:03 수정 2017-02-1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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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우대금리 혜택을 확대한 예ㆍ적금과 신상품 기획력이 돋보이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지난 6일 내놓은 ‘하나머니세상 적금ㆍ정기예금’이 출시된 지 9일 만에 5만 좌를 돌파했다. 하나은행은 이 상품을 적금은 50만 좌, 정기예금은 1조 원을 한도로 각각 특판 중이다.

돌풍을 이끈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 시대 이례적인 고금리 은행 상품이라는 점이다. 최대 연 3.3%의 금리 효과가 있다. 기본금리 1.0%에 우대금리 최대 1.8%가 더해져 최고 2.8%가 적용된다. 특히 만기 시 이자에 붙는 원천징수세만큼 하나머니를 적립해 줘 실제 면세상품과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이 최근 가입자 수 790만 명을 돌파한 하나멤버스 회원이 주거래 고객으로 이어지도록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도 민영화 원년을 맞아 소매금융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주가지수의 상승과 하락 시에 자동으로 수익 실현이 가능한 펀드로 계속 리밸런싱 해주는 ‘우리 펀드 오토(AUTO) 리밸런싱 서비스’를 금융권 최초로 시행했다.

고객이 사전에 목표수익률을 지정하면 자동으로 반대펀드(인덱스펀드↔리버스펀드)로 지급과 매수가 이뤄져 주가 상승과 하락 시에도 모두 고객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처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전통적 영업 기반인 소매금융 강화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서면서 소매금융의 정통 강자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방어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두 은행은 지난달 신한은행이 ‘알파레이디 적금’을 출시한 것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예ㆍ적금 등 금융 신상품에 있어 별다른 특판 계획이 없는 상태다. 대신 자산관리 등 대(對)고객 서비스를 강화해 주거래 고객 이탈을 막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9월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셀프 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 ‘KB 마이머니’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KB 마이머니는 국민은행 외에 다른 은행, 카드사, 증권사, 보험사에 있는 정보를 통합해 한 화면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모바일뱅킹을 통해 금융사별로 계좌 현황을 조회하거나 재무분석을 위해 고객이 일일이 자신의 자산 현황을 파악해 기입해야 했다. 하지만 마이머니에서는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18개 은행과 우체국, 14개 카드사, 16개 증권사, 22개 보험사 등의 자산 현황을 한꺼번에 불러와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이 확대되면서 기존 영업점을 통한 대면 채널은 물론 비대면 전용 서비스를 통한 주거래 고객 등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은행권 경쟁이 치열하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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