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이투데이 독자권익위원회 회의가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박재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위원장)와 기계형 한양대 아태지역 연구센터 HK연구교수, 신철호 OGQ의장, 이정복 삼본무역 대표 등 4명은 이번 회의에서 정치면을 집중 검토했다. 회의에는 이투데이 측 독자권익위원인 임철순 주필, 간사 장영환 편집부 부장대우도 참석했다.
이투데이는 대통령 탄핵과 대선 등 국가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정치면을 고정적으로 운영하고 정치기획을 강화했다. 위원들은 정치면 강화를 반기면서도 아쉬운 점, 앞으로 지향해야 할 점 등에 대해 활발한 의견을 개진했다. 위원들은 특히 경제지 이투데이가 일반 종합지와 같은 방식으로 정치면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하고,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발상을 통해 이투데이만의 독자적 기획을 생산할 것을 주문했다.
신 의장은 “정치는 영향력이 크므로 경제신문에 중요한 화두”라며 “대선주자들의 경제 공약에 따라 경제환경이 변할 수 있는 만큼 적어도 1~2년 동안은 집중 보도와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인물 인터뷰, 여론 추이 변화 등 다른 매체도 일반적으로 다루는 기획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의 경우 ‘100문 100답’과 같은 큰 기획을 해보되 지면에 다 담을 수 없을 경우 온라인으로 소화하라고 조언했다. 신 의장은 일일 점검 형식의 짧은 주기로 대선 주자별 지지도 순위를 측정해 보도하는 방안도 구상해볼 것을 제안했다. 독자들이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수 있게 기획을 구성해 운영하면 신문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더불어 “경제지로서 중립적인 것도 좋지만 이투데이의 정치적 색깔이 드러나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 교수는 정치면이 적다는 한계를 먼저 지적한 뒤, 적은 지면이라도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을 촉구했다. 기 교수는 이어 “모든 것을 경제적인 시각으로 묶어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장과 기 교수는 특히 이슈 중심의 추적 보도보다는 이투데이만의 의제 설정(어젠다 세팅)을 통한 독창적 지면 제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 교수는 “이슈는 금방 사라진다”며 어젠다 세팅의 중요성을 환기시킨 뒤 △어젠다 발굴 △정책 선거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 설정 △어젠다를 아우르는 큰 제목 설정 등 세 가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독자들의 시선에 맞는 기사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선택은 결국 대중이 한다”며 “깊이 있고 전문적인 기사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대중이 알기 쉬운 기사를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빅 데이터를 활용해 유력 후보를 예측한 뒤 그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방안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정치면이 대선 유력 주자들을 홍보하는 지면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자잘한 이슈, 지엽적인 문제에 공들이는 것을 지양할 것을 촉구했다. 박 교수는 특히 정치면을 따로 둠으로써 오히려 지면에 얽매이거나 정치기획에 한계가 생기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날그날 벌어지는 현상 중심의 기사를 자주 보도하기보다 핵심 이슈 중심으로 큰 기사를 똑 부러지게 쓰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또 후보자들 입만 바라보는 보도에서 벗어나 유권자들이 원하는 바를 기자들이 취재해 거꾸로 후보자들에게 질문하는 방식의 기사를 주문했다. 일반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치 취재기자들이 돌아가면서 1주일 동안 품을 들여 기사 하나로 한 면을 채우는 방안도 구상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 취재기자가 쓰고 싶은 방향으로 재미있는 기사를 자유롭게 쓰게 하면 독자들도 많이 읽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리=정수천기자 int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