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440만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실질소득과 가계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 이후 7년 만에 동시에 감소했다. 얼어붙은 경기와 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풀이된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0.6% 소폭 느는 데 그쳤다. 물가 상승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오히려 0.4% 감소했다. 임금 상승으로 근로소득(1.0%)이 늘었고, 사업소득도 1.5% 증가했다.
공적연금 및 기초연금 등 수급자 확대로 이전소득(2.1%)이 늘어난 반면 재산소득(-18.4%)은 급감했다. 또 경상소득(1.1%)은 늘고 비경상소득(-14.5%)은 줄었다.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36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실질 가계지출은 1.3% 줄었다.
김보경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실질소득과 가계지출이 동시에 내려간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이후 7년 만”이라며 “지난해에는 유가와 구조조정 등이 동반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소비지출은 255만 원으로 전년 대비 0.5% 줄었다. 비소비지출은 81만2000원으로 0.2% 증가했다.
품목별로 교통, 식료품, 주거수도광열 등은 감소한 반면 기타상품, 음식숙박, 가정용품 등은 늘었다.
가계수지를 보면 처분가능소득은 358만8000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흑자액은 103만8000원으로 3.8% 늘었다. 가구의 평균소비성향은 71.1%로 0.9%포인트 하락했다. 흑자율은 0.9%포인트 상승했다.
근로소득(1.0%)은 경기회복 지연, 구조조정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증가세가 전년보다 약화됐다. 사업소득은 메르스 사태로 감소했던 2015년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1.9%에서 1.5% 증가로 전환됐다. 이전소득(2.1%)은 2014년 기초연금 도입효과 감소 등으로 증가세가 약화됐다.
김 과장은 “소비지출 감소(-0.5%)는 자동차 구입비용(-4.5%) 하락 및 유가 하락으로 인한 교통, 주거 관련 연료비 감소 등에 주로 기인한다”며 “지출 감소에 따라 처분가능소득(0.7%)과 흑자액(3.8%)이 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