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주공1단지의 재건축사업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이 단지의 재건축 시공사 재선정 과정에서 고분양가 조짐이 나타나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이 지역에 대한 분양보증심사를 강화하고 나서서다. 공사가 이 단지의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할 경우 보증발급이 어려워져 분양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재건축사업을 진행 중인 경기도 과천주공1단지의 분양가를 검토하고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과천시를 아직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보증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추가로 포함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사가 과천 지역의 분양가를 눈여겨보게 된 건 최근 주공1단지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3.3㎡당 일반분양가가 3300만 원 수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5월 분양된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주공 7-2단지 재건축)의 분양가(평균 2700만원)보다 22% 높다.
HUG는 지난해 강남 재건축 일반분양가가 급등하자 보증 심사를 까다롭게 적용해 고분양가 관리에 들어갔다. 지역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두 곳이다. HUG는 이 지역에서 분양을 진행하는 신규 단지의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의 110%를 넘지 않도록 했다. 최근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의 최고 평균 분양가 또는 최고 분양가를 초과하는 경우 고분양가로 규정했다.
이 여파로 작년 7월 3.3㎡당 평균 4310만 원에 분양을 계획한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는 결국 4137만 원으로 분양가를 조정해 사업을 진행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과천 주공1단지 역시 분양보증 거부 대상인 셈이다. 만약 주공1단지의 분양가가 HUG의 기준을 넘어선다면 분양보증을 발급이 어려워져 청약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앞으로 과천에서는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이 줄줄이 나온다. 주공1단지를 비롯해 2·6·12단지 등이 올해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주공1단지가 고분양가로 청약을 진행하면 이후 나오는 단지들 역시 너도나도 분양가를 높이게 될 것"이라며 "보증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고분양가 확산에 대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