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박근혜’ 뇌물죄 적용까지 넘어야 할 걸림돌은?

입력 2017-03-16 08:30 수정 2017-03-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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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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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1일 오전 9시30분 박근혜(65)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느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손범규 변호사는 15일 "검찰이 요구한 일시에 출석해 성실하게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 변호사는 "변호인들은 검찰 수사 과정에 필요한 자료 제출 등 제반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이 신속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된 상태다. 특검은 직권남용이 아닌 뇌물수수 혐의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했다. 검찰은 일단 혐의를 특정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드물긴 하지만 대법원 판례를 찾아보면 직권남용과 뇌물수수혐의가 동시에 인정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참고인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특검사건도 중앙지검 사건번호가 들어간다. 별개사건인 경우 참고인, 피의자로 나뉘지만 전체적인 건 하나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도 뇌물죄 적용이 가능한지에 부정적인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혐의에 관해서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공여자로 지목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대질신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했던 대검 중수부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대질신문을 시도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이 거부하면서 성사되지는 않았다.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뇌물죄를 적용하려면 최순실(61) 씨와의 ‘재산공동체’를 증명하는 게 관건이다. 특검은 박 대통령에게 최 씨와 공모해 삼성 측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433억 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금은 물론 최 씨가 받은 ‘코레스포츠’ 지원자금을 박 대통령이 수수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가 문제다.

금품요구자와 재산상 이득을 본 사람이 다른 제3자뇌물 혐의는 직접 뇌물죄엔 없는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한다. 특검은 청와대에서 작성한 대통령 말씀자료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수첩 기록 등을 토대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할 당시 삼성 승계문제 해결 등 청탁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승계문제에서 가장 큰 과제였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이 이뤄진 시점이 독대보다 앞선다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에 출석하면 검사장급 간부인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과 면담한 뒤 이번 사건 주임인 한웅재 형사8부장과 뇌물혐의를 담당하는 이원석 특수1부장의 조사를 차례로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를 한 번에 끝내야 하고, 질문할 내용이 많아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청사에 머무르는 시간은 10시간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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