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1일(현지시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주요 제품을 깜짝 발표했는데, 특히 주목받는 건 ‘레드(빨강)’ 모델의 존재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의 레드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레드(RED)’는 아이폰이 탄생하기 직전 2006년 1월, 록그룹 U2의 보노가 제창해 시작된 에이즈 퇴치 운동의 이름이기도 하다. 애플은 매년 12월 1일 ‘국제 에이즈의 날’에 맞춰 지금까지 10년간 RED 캠페인에 참여해왔는데, 이날 내놓은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의 레드 스페셜 에디션은 레드(에이즈 퇴치 운동) 10주년을 상징하는 기념비나 다름없다.
그러나 궁금한 건, 애플이 왜 지금 시점에 아이폰7에 레드라는 새로운 모델을 추가했느냐다. 레드 10주년을 기념하고 싶었다면 국제 에이즈의 날인 12월 1일에 출시하는 게 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 지금은 3월이다.
이에 대해 일본 주간지 도요게이자이는 아이폰7 레드 모델이 3월에 등장한 3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첫 번째 이유는 아이폰7의 품귀현상을 꼽았다. 작년 9월 출시 이후 특히 5.5인치 크기의 아이폰7플러스는 품귀 상태가 계속돼왔다. 그런 찰나에 새로운 색상을 투입하면 이것 때문에 제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더라도 고객들로부터 원성을 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3월에 출시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기대감이다. 애플은 2016년 3월에 아이폰SE를 투입했다. 아이폰SE는 기대작은 아니었으나 당시 최신 모델인 아이폰6s와 동일한 스펙을 아이폰5s와 같은 4인치 보디에 탑재한 제품으로 작은 사이즈를 선호하는 사용자와 저렴한 가격 덕분에 크게 성공을 거뒀다.
세 번째는 스펙 위주에서 스타일 위주로의 전환이다. 스마트폰의 스펙은 아직도 계속 진화한다. 특히 배터리 기술은 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성능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의 스마트폰의 일반적인 기능, 즉 전화를 하거나 SNS로 의사 소통을 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는 등 일반적인 용도 외에 기능은 계속 개선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색상의 차별화로 스타일을 강조한 것이다. 애플은 컴퓨터 시장에서도 스펙 경쟁으로 일관해오진 않았다. 아이폰이 스펙 중시에서 디자인과 색상을 강조하는 쪽으로 이행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가치관을 스타일로’라는 큰 개념의 전환점이 된다. 도요게이자이는 애플이 아이폰 탄생 10주년이라는 점을 이용해 스마트폰의 가치관 전환을 어필하려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