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가 최순실(61) 씨의 '국정 농단' 사태로 삼성물산의 불공정한 합병과정이 드러났다며 관련 형사사건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6부(재판장 함종식 부장판사)는 10일 소액주주인 일성신약 등 5명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합병무효소송 5차 변론을 진행했다.
일성신약 측은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 불공정하게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었다는 취지다. 특히 "최근 최순실 사태로 인해 충분히 이 부분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삼성물산 합병 관련 사건의 결과를 기다려달라고도 했다. 일성신약 측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구속 기간이 7월 16일이고,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사건도 병합돼 7월 전에 결론 날 것"이라며 1심 선고를 지켜봐달라고 했다. 대리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언제 나올지 모르면서 계속 (사건을) 끌고 가는 건 바라지 않는다"면서 "최소한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 사건은 핵심문제와 연결돼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물산 측은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경우 합병 제소 기간 이후에 드러난 사실관계라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언론이 보도한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폈다. 삼성물산 대리인은 "만약에 이 부분이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 형사재판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해 달라"고도 했다. 합병은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경영상 결정이었으며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게 삼성물산의 기본 입장이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들어보고 관련 형사사건 선고를 기다릴지를 다음 기일에 정하기로 했다. 6차 변론은 다음 달 29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애초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15일 선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삼성물산 합병 관련 수사가 시작되면서 변론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