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명장을 찾아서]“서른살 ‘꽃게랑’, 고추냉이로 어른스낵 됐죠”

입력 2017-05-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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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랑의 아버지’ 박현석 빙그레 식품연구소 상품개발연구팀장

▲‘꽃게랑의 아버지’ 박현석 빙그레 식품연구소 상품개발연구팀장이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과자를 연구하는 작업도 ‘셰프’와 다름 없다 ”며 빙그레 스낵을 소개하고 있다.(이동근 기자 foto@)
▲‘꽃게랑의 아버지’ 박현석 빙그레 식품연구소 상품개발연구팀장이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과자를 연구하는 작업도 ‘셰프’와 다름 없다 ”며 빙그레 스낵을 소개하고 있다.(이동근 기자 foto@)
“과자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작업도 ‘셰프’와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꽃게랑 고추냉이’는 장인정신이 깃든 제품이라고 자부합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빙그레 제 2공장에서 만난‘꽃게랑의 아버지’박현석 빙그레 식품연구소 상품개발연구팀장은 꽃게랑 고추냉이를 이렇게 소개했다. 1986년 꽃게를 닮은 모양으로 탄생한 꽃게랑은 어느덧 30살이 될 정도로 ’국민스낵’으로 사랑받아왔다. 최근 몇 년간 연 매출 40억 원대로 정체 상태였던 꽃게랑은 지난해 9월 고추냉이로 새 옷을 갈아입은 후부터 갑자기 매출이 급증, 전년대비 37%나 늘어난 63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초록빛깔을 띤 꽃게랑 고추냉이는 출시한 달에만 2억6000만 원어치가 팔리더니 6개월이 지난 올 3월에는 9억8000만 원으로 4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꽃게랑 오리지널의 월 평균 매출인 약 9억 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박팀장은 “마케팅실 상품 개발팀직원들과 회식을 갔다가 옆 테이블에서 타코와사비에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봤다. 당시 꽃게랑 불짬뽕 후속 제품을 연구하던 차였는데 그 모습이 행복해보여 순간 아이디어가 번뜩했다”며 꽃게랑 고추냉이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시원한 맥주의 쌉싸름한 맛과 알싸한 꽃게랑 고추냉이의 궁합을 맞추는 과정에는 적지않은 고민이 있었다. 고추냉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갈리는 만큼 보다 많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강도를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치열한 고민 끝에 일반 소비자들보다 고추냉이를 좋아하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강도로 고추냉이의 풍미를 살렸다. 꽃게랑 오리지널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했다면 꽃게랑 고추냉이는 어린시절의 추억이 남아있던 과자에 고추냉이 맛을 적용해 어른 스낵으로 진화시켜 성공한 셈이다.

그는 “최근들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혼술족들이 안주거리를 찾을 때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면서 편의점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가 한층 더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추냉이 시즈닝 원료는 매운맛이 상당히 강한 분말 형태인데 매콤한 냄새가 마치 최루탄과 같았다”는 박 팀장은 “여름에 에어컨을 틀면 시즈닝이 분산되는데 그렇지 되지 않도록 에어컨을 틀지 않고 연구하다보니 더운 날씨에 고생이 많았다”, “고추냉이를 계속 먹다보니 혀가 마비될 정도로 잠시 미각을 잃기도 했다”는 등 개발 당시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같은 남다른 노력 덕분인지 빙그레 스낵은 다른 스낵과 차별성이 있다. 특히 꽃게랑은 독창적인 꽃게 모양과 소금에 구운 스낵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는데, 이는 그만큼 빙그레 스낵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고객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팀장은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를 만드는 꽃게 모양 틀을 가져와 빙그레가 자체 틀을 제작했다”며 “당시 농심 새우깡이 인기있던 시절이었는데 후발인 빙그레는 꽃게 모양 스낵으로 단박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회상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공장 대리점으로 찾아와 줄을 서서 기다리며 꽃게랑을 박스째 사가기도 했다고 한다.

스낵에 대한 평소 철학을 묻자 박팀장은 “스낵은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이 지나 소비자 입맛이 변해가는 과정에서도 꽃게랑이 오랜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비결은 모양도 재밌고 먹는 것도 즐겁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빙그레 꽃게랑은 현재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러시아에서는 꽃게랑 전용 매대가 있을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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