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129. 순경태후(順敬太后)

입력 2017-06-0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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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에 요절한 태자비…사후 태후로 추봉

▲강화 가릉.
▲강화 가릉.

순경태후(順敬太后·1222~1237) 김씨는 고려 제24대 왕 원종이 태자 시절 맞아들인 비(妃)이다. 본관은 경주, 아버지는 김약선(金若先)으로 신라 왕실의 후손이다. 어머니는 무인집정인 최우(崔瑀[怡])의 딸이다. 1235년(고종 22) 14세의 나이로 고종의 태자인 왕전(王倎, 뒤의 원종)의 비(妃)로 간택되어 경목현비(敬穆賢妃)로 책봉되었다.

이때만 해도 그녀는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외할아버지는 당대 최고의 권력자였고, 아버지는 그런 외할아버지의 후계자로 거론되었다. 외할아버지에게 적자(嫡子)가 없고, 기생첩 서련(瑞連)이 낳은 두 아들만 있었기 때문이다.

고려는 신분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회였기 때문에 모계 쪽의 흠결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왕자라도 천인 출신의 궁인이 낳았으면 소군(小君)이라 하여 중으로 만들었겠는가! 최우 역시 아들 둘을 송광사(松廣社)로 보내 삭발시키고, 선사(禪師) 칭호를 주어 각각 단속사(斷俗寺)와 쌍봉사(雙峰寺)의 주지로 있게 하였다. 혹시 후계에 불만을 품고 반란을 일으킬까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녀는 명이 짧았다. 아들(충렬왕)과 딸 하나씩을 낳고 1237년 16세의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최고의 문장가였던 이규보(李奎報)는 그녀의 죽음을 애통하는 글에서 그녀가 유순하고 고운 자질을 갖고 있었으며, “처음 시집올 때에는 아직 다 차지 않은 달과 같더니, 갑자기 운명하니 쉽게 이우는 꽃과 같도다[始來兮猶月未滿, 倐往兮如花易凋]”라고 묘사하고 있다. 딸의 존재는 이규보의 글에서만 보여,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사망한 듯하다. ‘고려사’ 공주전에도 언급이 없다.

그녀는 병이 들어 손쓸 틈도 없이 급박하게 사망한 듯하다. 1237년(고종 24) 정유년 7월 29일 병이 들어 사당리(祠堂里)의 사제(私第)에서 운명하자, 곧 서울 남쪽의 본가로 옮겼다가, 10월 7일 강화 가릉(嘉陵·사적 제370호)에 후비(后妃)의 예(禮)로 장사지냈다. 남편 원종이 즉위한 뒤인 1262년(원종 3) 정순왕후(靜順王后)로 추봉되었고, 아들 충렬왕이 왕위에 오르자 순경태후로 추존되었다. 손자인 충선왕이 원나라 무종(武宗)이 즉위하는 데 공을 세우니, 1310년(충선왕 2)에 원에서 국서를 보내 그녀의 덕을 찬미함과 동시에 “그의 아들은 우리 황실의 귀한 사위이며, 더욱이 어진 손자가 있다”며 ‘고려왕비(高麗王妃)’로 추봉하였다.

순경태후는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태자비로서 짧은 생을 살았다. 그러나 사후에 태후로까지 추증된 흔치 않은 사례이다. 그녀의 능은 현재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능내리 산16-2번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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