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수입차 직수입 사업을 개시한 지 한 달을 넘기면서 수입차 시장의 판도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이뤄진 계약대수는 21일 기준으로 130대. 계약대수로 나타난 소비자들의 초기 반응은 SK네트웍스 측의 예상을 뛰어넘은 셈이다.
SK네트웍스 측은 당초 연말까지 150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으나 지금 상태라면 이를 뛰어넘어서 170대 정도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SK네트웍스의 직수입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은 기존 수입차 업체와의 가격 차이가 결정적이었다. 차종별로 최고 3천만원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일단 가격에 혹할 수밖에 없다.
SK네트웍스가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벤츠의 S클래스로 나타났다. 벤츠는 S클래스 외에도 E350까지 합쳐서 BMW, 아우디, 렉서스 등 다른 브랜드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로 떠올랐다.
이는 SK네트웍스가 들여오는 벤츠 모델이 많기도 하지만, 벤츠의 공식수입업체 가격이 해외 가격과 크게 차이나는 게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벤츠의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점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시작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입차 업체 가격 담합조사’도 SK네트웍스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기존 업체들이 마진을 지켜내기 위해 부당한 방법을 동원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면서 SK네트웍스의 가격 정책이 상대적으로 투명하게 비춰진 것.
기존 업체의 경우 SK네트웍스에 맞서 똑같은 모델의 가격을 내리는 경우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한국토요타의 경우 SK네트웍스가 들여오는 모델을 추가하기도 했다. LS460L 5인승이 바로 그런 경우인데, SK네트웍스가 5인승을 수입, 판매하자 한국토요타는 기존 4인승에 이어 5인승을 추가했다. 그러면서 4인승보다 2천만원 싼 가격표를 달았다. SK네트웍스는 여기에 맞서 다시 천만원을 내리며 맞대응했다.
이를 두고 기존 업체와 SK네트웍스 간에 가격 전쟁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자동차의 경우 장기적인 서비스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아직 SK네트웍스의 서비스 수준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어떤 소비자들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는 조금 더 관망해보면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