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간 설계부터 ‘범죄 예방’ 컨셉 반영

입력 2007-12-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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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표원·경찰청, 범죄예방 환경설계 표준화 추진

도시 공간이 범죄 예방 위주로 확 바뀐다. 도시 외양과 조명, 대피로 등은 범죄 예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설계되고, 문이나 유리창, 잠금장치 등도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보다 강해진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과 경찰청은 범죄 기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도시 공간을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범죄예방 환경설계’ 표준화를 추진하고, 이를 신도시 건설과 구도심 정비에 도입키로 했다.

기표원과 경찰청(경찰대학 박현호 교수)은 이를 위해 지난 7월부터 국내외 사례를 조사하고 표준화 추진 효과를 분석하는 등의 기초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범죄예방 환경설계’ 표준화 추진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범죄예방 환경설계 표준화는 도시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설계와 관리 측면에서 표준화하고, 이를 도시 설계와 건축 단계에 도입해 제대로 적용·실행되고 있는지 전문가로부터 검증받는 것이다.

여기서 소프트웨어 설계는 도시 외양과 조명, 대피로, 동선, 구획정리, 거리 기물의 색상·재질 등을 범죄 예방적으로 설계하는 것이며, 하드웨어 설계는 문, 유리창, 잠금장치, 거리 시설물 등이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충분한 강도를 갖게 설계하는 것이며, 관리는 이렇게 설계된 환경이 제대로 유지되도록 ▲범죄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건들을 제거하고 ▲순찰이나 CCTV 등을 통해 감시활동을 강화하며 ▲청소년·노숙자 등 범죄 취약자들을 위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범죄와 관련한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는 활동이다.

경찰청을 비롯, 건교부, 행정중심복합도시청, 서울시 등은 지난 2005년부터 자체적으로 범죄예방 환경설계 계획을 수립, 추진해 왔다. 그렇다 보니 기반규격이 없는 상태에서 상호 호환되지 않는 하위 매뉴얼과 지침들을 각 기관별로 제각각 제정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의 주요 시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이번에 범죄예방 환경설계 표준화를 추진한 것이다.

유럽의 경우에는 유럽 표준을 우선 개발해 회원국에 확산시켜 나가고 있으며, 영국과 네덜란드는 설계 및 제품 인증 제도를 경찰 주도로 시행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강도, 절도, 폭행, 강간, 방화 등의 범죄로 약 25조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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