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남성은 결혼에 대해 주택마련·결혼비용 부담을, 여성은 출산·육아, 집안 어른과의 관계 등을 부정적 원인으로 꼽았다.
31일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결혼 실태 조사(20·30대 남녀 200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미혼·기혼 각 1000명씩 결혼문화에 대한 인식과 결혼비용 등의 설문에서 83.0%가 작은 결혼식을 알고 있었다.
작은 결혼에 적합한 결혼식 형태를 묻는 질문에는 가족과 지인만을 초대한 소규모 결혼식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34.2%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복잡한 예식 절차를 과감히 생략한 결혼식(26.2%), 비용을 최소화시킨 결혼식(24.0%), 본인이 직접 준비한 셀프 웨딩(12.4%) 등의 순이었다.
특히 미혼자의 79.6%가 작은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기혼자 가운데 작은 결혼을 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5.4%에 불과했다.
작은 결혼의 걸림돌로는 주변사람 설득(48.2%), 적절한 예식장소 섭외(44.1%), 초대하지 못한 지인에 대한 부담(34.2%), 콘텐츠 구성(28.5%) 등을 꼽았다.
작은 결혼을 한 경우는 예단(70.4%), 예물(59.3%), 혼수(44.4%), 신혼여행(25.9%) 등의 순으로 주요 절차를 생략했다.
결혼문화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94.6%가 ‘문제’라고 답했다. 이 중 과다한 혼수·예물·예단(4.6점),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결혼식(4.4점), 본인의 뜻과 달리 가족의 입장을 고려한 결혼(4.1점)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이어 과도한 축의금(3.8점), 개성이 없는 정형화된 결혼(3.4점)이라는 응답도 나왔다.
결혼 문화에 문제가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남들만큼 치러야 한다는 체면문화(84.0%), 물질만능주의 사회풍조(54.1%) 등을 제기(복수응답)했다.
결혼비용(주택 제외)과 관련해 혼수·예물·예단 등 평균 지출비용은 459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혼수비용은 전체의 32%(1460만원)를 차지했다. 예단·예물·결혼식이 18~19%로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80.2%는 결혼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반응을 나타냈다.
다만 남성은 주택마련 및 결혼비용 부담(20대 50.8%·30대 56.7%), 여성은 출산·육아 부담(20대 51.7%) 및 집안 어른과의 관계 부담(30대 51.6%)을 부정적 원인으로 꼽았다.
남성(49.0%)보다 여성(71.5%)은 결혼에 따른 의무와 역할을 가장 부담요인으로 여겼다. 여성 72.8%(남성 50.8%)는 결혼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결혼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응답을 했다.
이진숙 소비자원 소비자교육사업단장은 “결혼문화에 대한 인식과 결혼비용 등을 조사한 결과, 작은 결혼에 대한 인지도와 미혼자의 선호도는 높았으나 실제로 작은 결혼을 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며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결혼의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