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주의 무역을 내세우며 취임한 후 한국의 올해 상반기 대미 무역흑자가 2010년 상반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멕시코, 일본 등 다른 주요 교역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오히려 늘어나거나 소폭 감소에 그쳤지만, 한국의 무역흑자는 30% 넘게 줄어들며 흑자액 순위도 1년 전의 6위에서 올해 10위까지 추락했다.
3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는 112억400만 달러(한화 12조5541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164억5500만 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9%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44억5100만 달러로, 200억7100만 달러를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21.8% 늘었다. 반면 대미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 365억2600만 달러에서 올 상반기 356억5500만 달러로 주춤했다. 한국의 상반기 대미 상품수지 무역흑자 폭이 전년과 비교해 이처럼 많이 줄어든 것은 201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의 흑자 감소는 주요 교역국 가운데서도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미국과의 교역에서 무역흑자를 내는 상위 10개국 가운데 흑자 규모가 감소한 국가는 한국 이외에 인도, 독일, 말레이시아뿐이다. 그나마 인도는 9.7%, 독일 5.5%, 말레이시아 3.8%로 한국에 비하면 감소폭이 한참 적다. 주요 교역국인 중국의 경우 오히려 흑자가 6.1% 늘어난 1706억7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미 상품무역수지 흑자국 순위도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1위를 유지한 가운데 멕시코(4→2위)가 약진했다. 제조업 강국인 일본(2→3위)과 독일(3→4위)은 한 계단씩 밀려나는데 그쳤으나 한국은 지난해 상반기 6위에서 올해는 네 계단이나 미끄러지며 10위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