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저마다의 이익 계산에 분주하다. 글로벌 변동성 완화로 캐리 수익 수요가 늘면서 당분간 채권금리의 우상향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통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국고채 1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1.464%를 기록했다. 같은 날 국고채 3년물은 0.3bp(1bp=0.01%) 내린 1.739%, 10년물은 0.4bp 오른 2.248%로 장을 마감했다. 통상 채권은 투자기간에 따라 1년 이하의 초단기물과 단기물(1~3년물), 중장기물(5년 이상) 등으로 나뉜다.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약 10일간의 긴 연휴를 앞둔 채권 참가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글로벌 변동성이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은 휴장하지만, 해외 채권시장은 개장해 후폭풍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권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매도 포지션을 취하거나 휴일 동안 발생하는 캐리 수익을 얻기 위해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 두 가지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채권 전문가들은 올해 채권시장의 경우 캐리 수요 등 채권시장 내 자금 유입세가 강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캐리 수익은 연휴 전 채권을 매입해 이자 수익을 올리는 투자 방법이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월말 매수세와 관망하려는 매수세가 동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9월물 롤오버(월물교체) 등 대형 금리 이벤트들이 일단락된 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 등의 정책회의가 멀리 있고, 우려 요인이었던 미국의 예산안 논의도 10월 중순 이후로 미뤄져 내달 첫째 주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단기물 시장은 긴 추석 연휴로 작년 대비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9월 말은 분기 말 효과로 자금 유출입이 활발한 때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출된 자금이 빠르게 재투자돼 장내 출렁임이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채권 담당 펀드매니저는 “9월 말은 특히 단기물 쪽에서는 자금 인출 수요가 많은 시점으로, 머니마켓펀드(MMF) 등에서도 해지 수요가 많아 전반적으로 타이트해지는(채권금리 상승)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이 같은 흐름은 9월 말까지 이어지고 10월 초에는 다시 자금이 환류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올해는 연휴가 10일이 넘어 투자자들이 인출한 자금을 투자할 곳이 없는 만큼, 9월 말 이전에 자금 환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