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팸 메시지 및 전화에 대한 과태료가 해마다 증가하는데도 관련 규제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사 가운데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의 불법 스팸이 가장 많았고, 유통에서는 위메프와 신세계,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의 불법 스팸이 골칫거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최명길 의원이 밝힌 '불법 스팸 현황자료'를 보면 이동통신과 유통, 금융 등 국내 주요기업의 불법 스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불법 스팸으로 인해 과태료를 부과받았지만 해마다 같은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태료 액수가 상대적으로 미미해 실효성이 적고, 국내 기업의 '도덕성 해이'가 문제라는 지적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최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사는 최근 5년 사이 불법스팸으로 인한 과태료를 사실상
매년 부과받고 있다. 이 기간(2013~2017년 7월) 가장 많은 과태료를 부과받은 곳은 SK텔레콤과 그 계열사(SK네트웍스, SK플래닛, SK텔링크)로 총 9건에 걸쳐 53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어 LGU+가 5건에 4050만 원, KT계열(KT, KT하이텔, KT네트워크)은 4건으로 1633만 원을 부과받았다.
유통업계에서는 위메프와 신세계가 골칫거리다. 지난해 유통가에서는 티켓몬스터가 2775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어 위메프가 1200만 원, 신세계 600만 원, 신세계면세점이 300만 원을 부과받았다. 올들어 7월까지는 위메프가 1200만 원, 신세계TV쇼핑이 300만 원, 이마트가 750만 원 등을 부과받는 등 유통업체의 불법 스팸도 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그룹에 대한 과태료가 많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이 300만 원, 국민은행 300만 원, 미래에셋증권 300만 원, 신한금융투자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올해에는 7월까지 메리츠화재 600만 원, 신한카드 600만 원, 신한금융투자 600만 원 등이 과태료 부과대상이 됐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은 이미 지난해보다 2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올들어 금융투자업계 호황으로 수익이 커지는 반면 불법 스팸에 대한 과태료는 수백만 원에 머물고 있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여기에서 나온다.
최명길 의원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 과태료 부과 내역을 보면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불법스팸으로 과태료를 받은 경우도 적지 않다”며 “불법정보 유통 스팸의 경우 검찰 송치 후 약소한 벌금형이 아닌 무거운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불법스팸으로 과태료 미납건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태료 미납금액은 매년 12억 원에서 많게는 23억 원을 넘는 실정이다. 불법스팸에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지금까지 누적된 미납액은 2017년 8월말 기준으로 98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