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퇴진으로 경영진 세대교체가 언급되면서 금융계열사 수장들의 용퇴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내 금융계열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가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각각 김창수 사장, 안민수 사장, 원기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들 사장단은 올해 초 임기를 연장했다. 당초 임기는 안민수·원기찬 사장 1월 27일, 김창수 사장 1월 28일이었다. 이후 세 사람 모두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오는 2020년까지 늘렸다. 당시 연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미래전략실 해체 등의 영향으로 임기만 늘었을 뿐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이 나왔다.
특히 김창수 사장의 경우 자살재해사망보험금 문제로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김창수 사장 본인도 징계(주의적경고)를 받기도 했다.
이번 권 부회장의 퇴진은 총수부재 리스크보다 ‘세대교체’란 의미가 더 부여되고 있다. 삼성이 새판짜기에 나선 만큼 금융계열사 사장단의 변동폭도 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섬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사 개편 작업을 추진 중이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금융계열사 및 비금융계열사 지분 정리(삼성전자 지분 취득원가 적용 논란), 중간금융지주회사 입법 등의 난제를 풀어야 하지만 ‘금융지주사’란 방향성은 변함없는 분위기다.
작년엔 금융위원회에 금융지주사 전환에 대해 직접 검토를 요청하기도 했다. 금융위는 계약자에 불이익이 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려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이 금융그룹 통합감독 잣대를 꺼내 든 만큼 금융계열사 쇄신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합감독은 그룹 내 내부거래로 인한 위험전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차단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일각에서 삼성 사장단이 1960년대 출신을 앞세운 젊은 조직으로 변화할 것이란 추측을 하고 있다. 이 기준만 봤을 때도 김창수 사장(1955년), 안민수 사장(1956년), 원기찬 사장(1960년 2월) 모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그룹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가속화 차원에서 본다면 이 부회장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안민수 사장은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