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122억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67개월 연속 흑자행진도 이어갔다. 수출이 크게 늘어 상품수지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시장이 호조세를 지속한데다 글로벌 경기도 회복세를 보인 때문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에 여행수지 적자는 계속됐다. 다만 중국인 입국자수의 전년동월비 감소폭이 줄면서 적자규모는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과 채권 투자는 2개월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북핵문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인이 됐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도 150억1000만달러로 역시 사상 최고치였다. 직전 최고치는 2015년 6월 기록한 129억5000만달러였다. 상품수출이 전년동월보다 25.5% 증가한 55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2014년 4월 560억9190만달러 흑자 이후 3년5개월만에 최고치다. 전년동월비 증가율로는 2011년 9월 26.6% 이후 6년만에 가장 높았다. 상품수입도 20.5% 늘어난 400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통관기준으로는 수출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35.0% 증가한 551억3000만달러를 보였다. 철강제품(82.7%)과 반도체(73.5%) 등은 증가한 반면, 가전제품(-7.9%)과 정보통신기기(-6.6%) 등은 감소했다. 수입도 전년동기보다 22.6% 늘어난 416억7000만달러를 보였다.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각각 22.4%, 27.3%, 13.5% 증가했다.
최정태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경상수지와 상품수지 흑자폭이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좋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수출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조업일수가 전년동월보다 2.5일 증가한데다 10월 연휴에 따른 조기통관도 있었다. 지난해 9월초 갤럭시노트 리콜과 자동차 파업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8~9월 미국에 허리케인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내 석유제품과 자동차 업종의 반사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휴가 길었음에도 10월 통관기준 수출이 7.1% 상승했다. 이달 통관수출도 35%라는 점을 감안하면 2개월 평균치가 20%를 넘는다. 수출상황은 좋은 편”이라며 “수입도 원유 등 에너지류 단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제조용장비 수요도 지속돼 설비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좋은 흐름이다. 올 780억달러 흑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행수지 적자폭도 13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10개월 연속 10억달러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중국인 입국자수가 전년동월비 56.1% 감소한 31만9000명에 그친 영향이 크다. 다만 중국인 입국자수 감소율은 7월 -69.3%를 정점으로 8월(-61.2%)에 이어 줄고 있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39억달러 감소해 두달연속 줄었다. 주식과 채권에서 각각 11억4000만달러와 27억6000만달러씩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