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인구를 거느린 거대 시장 인도가 용트림을 하고 있다. ‘넥스트 차이나’로 꼽히며 거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인도가 세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일본경제연구센터는 2028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이 6조 달러(약 6553조8000억 원)를 넘어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을 밀어내고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인도의 실질 GDP 성장률이 2017년 6.4%에서 2018년 7.5%, 2019년 7.7%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 성장에 대한 전 세계의 시각은 긍정적이다. 젊고 풍부한 노동력과 과학기술 분야의 우수성 등을 내세워 신흥국에서 대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명실공히 ‘청년 국가’다. 13억 국민의 평균 연령이 약 28세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동자 수도 늘고 있다. 인도의 인구 수는 2030년까지 15억 명을 넘어서며 중국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풍부한 노동력은 제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제조업의 부흥을 통한 성장을 꾀한다. 이른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이다.
메이크 인 인디아는 제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고 장기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모디 총리의 대표 정책이다. 2014년 15%인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2022년 25%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보완 정책으로 디지털 인프라·플랫폼 및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디지털 인디아’와 핵심 산업에 필요한 숙련 인력·기업인을 양성하는 ‘스킬 인디아’가 있다. 또한 스타트업에 규제 완화·절차 간소화·세제 혜택 등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인디아’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외국인 직접투자(FDI)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인도의 제조업 수준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가 내놓은 2016년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지수에 따르면 인도의 제조업 경쟁력은 세계 11위다. 미래는 더 밝다. 4년 후인 2020년 예측 순위에서는 세계 5위를 차지했다. 6위가 예상되는 한국보다도 우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외 기업의 제조 공장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 혼다는 인도 현지 공장에서 해외 시장용 오토바이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 3곳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110억 루피를 투자해 구자라트에 네 번째 공장을 설립했다. 샤오미도 11월 말 노이다 지역에 세 번째 스마트폰 공장과 보조 배터리 공장 2곳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4년 인도 진출 이래 현지에 5개 공장을 짓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인도 진출은 메이크 인 인디아의 전형적인 사례다. 현대차는 인도에서 68만 대의 차량을 생산해 43만 대는 내수용으로, 25만 대는 수출하고 있다. 25만 개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우수한 두뇌도 인도의 자원이다. 실리콘밸리 창업자의 15%, 미국 주요 대학 이공계 교수의 3분의 1이 인도 출신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도 인도인이다. 이러한 배경 덕에 인도는 스타트업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디.
인도 소프트웨어 기업협회(NASSCOM)의 집계에 따르면 인도는 4200개의 스타트업을 보유한 세계 3위의 스타트업 강국이다. 기업 가치 10억 달러를 넘어선 ‘유니콘 기업’도 여럿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플립카트는 기업 가치가 116억 달러로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중 11위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인도는 ‘인도의 우버’로 불리는 차량 공유 서비스 올라캡스, 전자결제서비스 페이티엠을 운영하는 원97 커뮤니케이션즈 등 10개의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의 공장’에 그치지 않고 ‘소비대국’으로도 거듭나고 있다. 인도국가응용경제연구원(NCAER)에 따르면 가구당 소득 34만~170만 루피(약 575만~2878만 원)인 중산층은 2012년 1억6000만 명(13.1%)으로 2025년에는 약 37%인 5억 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의 인구 수를 합친 것보다도 많다.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스마트폰 업계에서 인도는 떠오르는 시장이다. 지난 3분기에는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 지위에 올랐다. 인도의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4000만 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아 판매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IT 기업도 인도를 향한다. 화폐 개혁을 계기로 모바일 결제 시장이 커지면서 세계 IT 거인들이 인도를 탐내고 있다. 인도 스타트업인 페이티엠과 플립카트를 비롯해 페이스북의 왓츠앱, 구글의 Tez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페이티엠은 알리바바와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고 있다. 인도의 인터넷 사용자가 4억 명에 달하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인도 시장에서 플립카트를 꺾고 업계 1위에 등극하기 위해 경쟁 중이다.
2017년 6%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춤했던 인도는 2018년부터 다시 성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인도 증시 센섹스지수는 지난 1년간 25% 오르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1월 인도의 국가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a2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인도의 경제개혁이 진전을 보이면서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은행(WB)이 발표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인도는 190개국 중 100위로 지난해보다 30계단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나타났던 인도의 경기 둔화가 종식될 것이며 내년도 전망이 밝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