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노동조합 직원 10명 중 6명은 이주열 현 총재의 연임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결과가 나왔다.
8일 한은 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는 이 총재 연임에 부정적이었다. 긍정적 답변은 45%에 그쳤다.
이는 이 총재가 최경환 부총리 재임시절 척하면 척 등 압력에 밀려 연달아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결과적으로 15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촉발했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2014년 4월 취임후 향후 방향성은 인상이라고 언급했지만 최경환 부총리 취임 직후인 그해 8월부터 총 다섯 번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2016년 6월 사상 최저수준인 1.25%까지 떨어져 유지됐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한차례 인상해 현재 1.50%를 기록 중이다.
내부경영과 관련해서는 더 박한 평가가 나왔다. 부정적 응답이 10명중 7명(67%)에 달했다. 긍정적 답변은 2명(21%)에 그쳤고, 나머지 1명(12.4%)은 답하지 않았다.
임원과 주요 보직 인사에서 과거 그와 같이 근무했던 조사국 등 인력을 집중 배치한데다, 중견간부인 2급 등에도 이 총재 출신 학교인 연세대 비중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오랜 평판과 실력 등을 인사원칙으로 내세웠지만 자기사람만 챙긴다는 불만이 쌓여왔기 때문이다.
이 총재 재임시 경영진과 노조간 갈등이 컸던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추진했던 성과급제 도입과 관련해 노조가 끝내 거부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었다.
한은 노조의 한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직원이 내부경영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총재 연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며 “총재는 내부경영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실질적인 액션 없이 시간만 끄는 것은 사건을 덮고 무마하기만 하려 하던 지난 4년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2일 노조성명서를 낼 때도 사측은 개선 의지를 보이기는 커녕 성명서를 올리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빠른 시일 내에 획기적인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조합은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이 총재가 차기총재로 지명된 직후인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한은 노조가 노조원 1338명을 대상으로 했다. 응답자는 830명으로 응답률은 6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