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5일 0시부터 1시간 동안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6월 12일에 열리지 않게 된 데 대해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포기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역사적 과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며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채널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오전 기자들을 만나 “상황이 어려운 만큼 두 정상끼리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서 긴밀하게 대화를 해나갔으면 좋겠다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회담 취소 발표 전까지 한국 정부는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22일 문 대통령이 직접 워싱턴으로 건너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귀국한 직후에 북미 회담 취소를 발표해 외교·안보라인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이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북미 회담 개최를 거의 기정사실로 했었다. 또 그동안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이 이뤄진다고 누누이 강조했었는데 북미 회담 취소 사실을 공표하기까지 미국 측이 한국 정부와 전혀 상의하지 않았던 점은 한미 간 소통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미국 CNN 방송은 24일(현지시간) 미국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보내는 서한이 공개된 이후 미국 정부가 한국·일본과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해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미 회담이 완전히 무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혀 북미 회담이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