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인공지능(AI) 전문가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AI 수요 대비 부족한 인력이 7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재 확보에 국가 기술 발전의 미래가 달린 셈이다.
자율주행차량, 고객 데이터 분석, 생체인식 등 경제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기업들은 여러 방면에서 AI에 정통한 기술자가 필요하다. 전 세계에서 연간 생산되는 데이터양은 2025년 163조 기가바이트(GB)까지 늘어나 2016년 생산량의 10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활용할 방법은 수학과 통계, 정보처리 기술을 가진 AI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
중국 텐센트 산하 연구 기관이 발표한 ‘AI 인재 백서’에 따르면 세계 기업이 필요로 하는 AI 전문 인력은 약 100만 명에 육박한다. 이 중 실제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력은 30만 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중 10만 명 상당은 연구직이다. 관련 연구 기능을 갖춘 교육 기관은 세계에 약 370곳 정도가 있는데 이 기관들이 배출할 수 있는 인력은 연간 2만 명에 그치고 있다.
인력 수요와 공급 간 현저한 격차로 인해 기업들은 해외에서 인재를 모집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술 패권 1, 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은 인재 확보를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2005년 국가 차원의 AI 개발 계획을 천명했다. 당시 중국은 20년 내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30년 안에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백악관으로 AI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회담하고 이 분야 1위 자리를 사수할 것을 강조했다.
올 초 구글은 베이징에 ‘구글 AI 중국 센터’를 열었다. 구글은 인력 채용 공고에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끄집어낼 엔지니어를 찾고 있다”고 내걸었다. 중국 내 우수하고 혁신적인 인재들을 끌어들이겠다는 목적을 여실히 나타낸 것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사(MS)도 일찍부터 중국에서 인재를 채용해왔다.
캐나다의 AI 문제해결 업체 엘리먼트AI에 따르면 AI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컴퓨터공학 관련 박사 학위 취득자는 전 세계에 2만2000명 정도 있는데 그 가운데 3000명 정도만이 유관 분야에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만 최소 1만 개의 관련 일자리가 있는 데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따라서 기업들은 유인책으로 높은 액수의 연봉을 내걸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AI 분야 유관 경력자들은 30만(약 3억 8000만 원)~50만 달러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페이스북 데이터 전문가들의 평균 연봉은 45만 달러 정도고 구글과 아마존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에서도 AI 전문가들의 연봉은 치솟고 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 등 대기업 연봉은 22만 달러 수준이다.
기업 자체의 능력과 성장 잠재력도 인재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한다. 영국 AI 스타트업 프로울러의 바이샬 카트라트 최고경영자(CEO)는 인력 채용을 “재능이 재능을 부르는 과정”이라 설명했다. 그는 ”기술자들은 기업 자체의 능력을 고려한다”며 “뛰어난 수학자와 기술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환경을 갖춘 회사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