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교육부는 이날 오바마 행정부의 인종 다양성 지침 대신 인종 중립적인 입학 기준을 장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종 다양성 지침은 2011년과 2016년 오바마 전 행정부가 발표한 지침으로, 대학을 포함한 학교들이 학생을 선발할 때 인종을 입학 조건의 한 요소로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지침이 대법원의 판례를 넘어섰다”며 “오히려 인종적 편견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벳시 데보스 미 교육부 장관은 “대법원이 소수 인종 우대정책 중 어떤 것이 합헌인지 결정할 것”이라며 “법원의 결정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지침이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인종 다양성 지침을 만드는 데 참여했던 애누리마 바르가바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종적 다양성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신호”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침 철회는 아무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 정치적 공격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테드 미첼 미국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다양성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를 제거하는 일”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포괄적인 캠퍼스를 건설하려는 대학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몇 주 앞으로 다가온 하버드대학 인종 차별 소송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소송은 2014년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이 낸 것이다. 이들은 대학 측이 입학 심사 과정에서 아시아계 학생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 법무부는 아시아계 학생들의 행정개입 요청에 따라 하버드대학의 소수인종 우대정책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정책을 폐지하기 위한 조사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종 중립성 지침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WSJ는 인종 중립적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학교가 조사를 받거나 자금 지원을 잃을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