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36억 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66)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20일 열린다. 지난 4월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은 박 전 대통령의 형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연다.
이날 선고 공판을 진행하는 재판부는 지난달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를 받는 전직 국정원장들에게 징역 3년~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최종 수수자인 박 전 대통령 역시 실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국고손실 혐의로만 유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재판부는 전직 국정원장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특활비는 대가성이 없는 만큼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 부장판사)도 국정원장이 건넨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문고리 3인방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국정원 특활비는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 특활비 상납에 관여한 이들에게 적용된 뇌물수수 방조 혐의 역시 무죄로 인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른바 '친박'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여론조사를 하고 경선·공천 과정에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는 이날 공천개입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도 함께 내린다.
한편 이날 선고 공판은 TV로 생중계된다. 줄곧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던 박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자리를 비울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열린 '국정농단' 1심 선고 때도 출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문고리 3인방과 공모해 국정원에서 매달 5000만~2억 원씩 총 36억5000만 원 상당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를 최 씨 등과 연락하기 위한 차명 휴대전화 요금, 삼성동 사저 관리비, 기치료·운동치료 비용, 최 씨가 운영하던 박 전 대통령 전용 의상실 운영비, 문고리 3인방에게 지급한 활동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은 또 2015년 11월부터 2016년 3월까지 4·13 총선 당시 새누리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에 친박 인물을 당선시키기 위해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등과 협의해 '친박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선거운동을 기획한 혐의를 받는다. 더불어 특정 친박 후보자의 출마 지역구를 정하고 경선유세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