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을 굉장히 열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관련 사안이 기업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서 자구계획이나 재무개선 약정에 어긋나면 우리가 개입할 수 있다”면서도 “그 전에 개입하는 것은 자율협약이 끝났기에 월권이다”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 은행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위기 등으로 2010년 산업은행과 자율협약을 체결해 2014년 12월 졸업했다. 이후 4월 비핵심 자산 매각과 전환사채·영구채 발행 등의 내용을 담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아시아나항공은 3월 기준 1년 안에 차입금 1조8595억 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2년이면 약 3조 원에 달한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파업을 결의한 것에 대해 “어렵게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파업이라는 불상사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대우조선 노조는 2일 찬성률 93.4%로 파업안을 가결했다.
이 회장은 “아직 대우조선이 경영 정상화 기반을 닦았다고 확실하기 이른 시점”이라며 “완전히 정상화할 때까지 모든 사람이 고통을 분담하고 노조도 이성적으로 판단해 파업을 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에 대해선 “해양진흥공사가 앞으로 열심히 해주기를 기대하고, 산은도 제 몫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양진흥공사는 정부가 해운산업 경쟁력을 높이려 세운 기관이다.
이 행장은 산업은행이 정책금융 역할을 하도록 ‘빈 곳간 채우기’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그동안 금호타이어와 한국GM 등 잇따라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탓에 자금 여력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산은이 지금 자본여력이 불충분하고 수익이 열악해 ‘위험 인내(Risk Tolerance)’가 굉장히 낮아졌다”며 “정부가 증자해주면 인내력을 높여서 정부 정책에 부응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우선 예금을 확보하기 위해 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산은은 최근 지하철 광고 등을 이용해 ‘데일리 플러스 자유적금’ 등 홍보에 나섰다. 이 회장은 “산은이 가계 예금을 늘려야 자금을 확보하고, 조달금리도 낮출 수 있다”며 “정책금융에 중요하다고 판단해 영업에 치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은 ‘투자은행(IB)’의 장점을 살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그는 “기존 대출과 IB를 연계해 ‘커머셜 인베스트먼트 뱅킹(CIB)’을 하겠다”며 “대출로 시작해 CIB 프로그램을 연계, 기업을 상장시켜 풀 서비스를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