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혁신벤처생태계 정기포럼’에서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현 정부 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혁신벤처생태계 완성을 위한 범 혁신단체 모임인 혁신벤처단체협의회(이하 혁단협)는 2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스타트업 IR센터에서 포럼을 열고, 혁신성장을 위한 블록체인 규제 완화와 기업 암호화폐공개(ICO) 허용을 촉구했다.
‘블록체인ㆍICO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포럼은 선진국 사례를 통해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현 주소를 확인하고, 블록체인 기술이 벤처생태계 및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과 기업 혁신성장의 핵심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을 등한시하는 정부의 부정적 정책 설정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정부가 관련 기관을 통해 간접적인 규제를 진행하고 있어 관치금융을 통한 ‘블록체인 죽이기’가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다.
한국엔젤투자협회 고영하 회장은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라며 “블록체인은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개인과 개인의 스마트한 접촉이 가능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로 전 세계적인 모바일 혁명이 일어났을 당시 정부 규제로 국내 스마트폰 도입이 늦어졌다며 ‘퍼스트무버(First Mover)’ 기업이 나오기 위해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 시대에는 무엇보다 공유ㆍ개방ㆍ참여가 중요한데, 국민들은 열려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시스템은 여전히 닫혀있다”며 “각종 규제로 국민들의 역량과 발전을 막을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시장과 소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블록체인은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청년들의 희망인데, 당장 블록체인 업체들은 은행에서 계좌 개설조차 힘들 만큼 피부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대통령 산하 블록체인위원회를 개설해 블록체인 강국이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는 “고용쇼크 해결을 위해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는 것보단 블록체인과 같은 신산업을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블록체인 산업이 자율적인 자정 작용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주제발표를 맡은 구태언 테크앤로 법률사무소 대표는 13개 국가의 최근 동향을 예로 들며 전통적인 진흥법 구성요소는 배제하고, 네거티브 방식의 블록체인 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 대표는 “암호화폐를 통화나 화폐로 간주하지 않고 ICO를 허용하며, 개인정보보호법과 인허가 법령의 적용 특례를 부여해야 한다”며 “암호화폐거래소 및 투자업자가 자본시장법과 전자금융거래법에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고, 조세특례를 부여해 관련 사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단협 관계자는 “전세계 ICO의 50%를 담당하는 스위스의 주크시는 블록체인산업 육성을 통해 1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블록체인이라는 신산업 육성을 통해 국가 혁신성장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