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양국은 정상회담 개최는 물론 기술 혁신을 장려하고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대화도 마련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패권 다툼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중국은 견제 효과를 기대하고 일본에 접근하고 있다. 일본도 트럼프 정부에 자동차 관세와 환율 등 다방면으로 압박을 받고 있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는 26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일본 총리가 국제회의 참석을 제외하고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1년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아울러 올해는 중일 평화우호조약이 체결된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이미 양국 정부는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 조정으로 합의 내용의 큰 틀을 마련했다. 경제 부문에서는 가칭 ‘중·일 이노베이션·지식재산권 대화’ 신설, 금융위기 시 위안화와 엔화를 서로 융통하는 통화스와프 재개, 제3국 인프라 개발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사고 이후 시행된 중국의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안보 분야에서는 교류를 추진한다. 자위대 톱인 통합막료장이 내년 방중할 계획이다. 통합막료장의 중국 방문은 2008년 이후 처음이 된다. 중국 인민해방군 간부의 일본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해난 구조 협력을 강화하는 협정도 체결할 예정이다.
신설하는 대화는 장관급의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 밑에 두며 연내 첫 회의를 연다. 혁신과 지식재산권은 물론 디지털 경제와 산업·기업간 교류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첨단 기술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에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등으로 수년간 소원해진 중일 관계를 이번 기회에 크게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중·일 통화스와프 협정은 지난 2013년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대립에 만료했다. 그러나 리커창 중국 총리가 올해 5월 일본을 방문하면서 양국은 스와프 재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스와프 규모는 약 3조 엔(약 30조 원)으로 종전보다 10배가량 확대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방중 시 제3국에서의 경제 협력을 추진하는 ‘중·일 제3국 시장협력’ 포럼에도 참석한다. 인프라 분야에서 30개 이상의 MOU가 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양국은 금융과 전기자동차, 노인 간병과 같이 함께 일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며 “또 제3국에서 경쟁과 경계심 대신 협력하면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태국이 양국의 3차 시장 협력 시범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이 주도하는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격렬해지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의 협력은 아시아의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