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애플은 나스닥거래소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서 9월 마감한 2018 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한 141억2500만 달러(약 16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2.91달러였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19.6% 늘어난 62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팩트셋 집계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EPS 2.78달러, 매출 615억 달러를 모두 웃도는 것이다. 아이폰 평균 판매가(ASP)는 793달러로 시장 예상인 751달러를 웃돌았다.
실적 호조에도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최대 7% 급락하면서 시총 1조 달러가 붕괴했다. 애플 핵심 제품인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고 연말 쇼핑시즌 매출 예상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아이폰은 지난 분기에 작년과 거의 같은 수준인 4689만 대 팔려 시장 예상치인 4750만 대를 밑돌았다. 최근 수년간 아이폰 판매량은 거의 늘지 않으면서 애플은 판매 가격을 올려 ASP를 높이고 순익을 늘리고자 했다. 애플이 9월 마지막 주 출시한 아이폰XS와 아이폰XS맥스의 최저 가격은 각각 999달러, 1099달러다.
애플은 또 2019 회계연도 1분기(올해 10~12월) 매출이 890억~93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시장 전망은 929억 달러였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전망치는 터키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경제적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케티 허버티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연말 분기 전망은 투자심리 향방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향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제품 판매 실적을 세분해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애플은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2019 회계연도부터 판매 대수 발표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마에스트리 CFO는 “분기에 얼마나 많은 제품이 팔렸는지는 애플 비즈니스의 강점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지난 3년간 주가는 특정 기간의 제품 판매 대수와 상관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애플의 판매 대수 발표 중단 소식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간 시장 투자자들은 애플의 제품별 판매 대수 발표를 정보 공개 측면에서 매우 투명한 조치로 받아들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