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에서 15일 개막해 18일 막을 내린 ‘지스타 2018’ 현장 취재 당시 우연히 들은 대화다. 벡스코 야외광장에서 고성이 오가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서는 50대 남성과 30대 보안요원이 손을 잡은 채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더 정확하게는 손이 아닌, 손에 들린 ‘티켓 뭉치’를 잡고 있었다. 정황상 50대 남성은 ‘암표상’으로 보였다.
보안요원이 남성의 손에 있던 티켓 뭉치를 빼앗아 확인하자 입장 티켓 50여 장이 들려 있었다. 그 순간 50대 남성은 인파 속으로 빠르게 뛰어 사라졌고 보안요원이 그 뒤를 따라 뛰었다.
올해 역시 지스타는 암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유명 가수 콘서트, 프로야구 예매 현장, 설·추석 기차표 등 암표와 관련한 부정적 이슈가 많았던 해다. 암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야외 현장을 둘러보면 어렵지 않게 암표상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와 다른 점은 보안요원 배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현장 판매 주변에서 기자에게 암표를 사라고 꼬일 정도로 암표상들이 많았지만 올해 지스타에서는 그 횟수가 크게 줄었다. 특히 보안요원이 순찰을 하며 감시를 강화하자 현장의 암표상들은 모습을 감춘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올해는 암표와 관련한 기사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암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대신 이들은 온라인으로 활동 영역을 옮겼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지스타’를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판매 글을 찾아볼 수 있다.
암표 판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불법이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단속이 가능하지만 온라인은 근거가 없어 단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속한 법 개정으로 온라인에서도 암표가 사라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