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애널리스트 11명 중 7명은 내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명은 1차례 인상을, 나머지 1명은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25bp(1bp=0.01%) 올렸다.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 1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불균형 심화, 가계부채 누증, 한미 기준금리 역전 차 확대 등을 이번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꼽았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리 인상은 저금리에 의해 누적된 금융 불균형이 실물경제의 리스크로 현실화 중이라는 인식에 기반한다”며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고, 부동산으로의 자금 쏠림을 해소, 한미 금리 차 확대 등도 금리 인상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 경기둔화 우려에도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 불균형 확대 우려와 한미 기준금리 역전 차 확대 우려 등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비록 1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한은의 스탠스가 보다 온건적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에도 다소 비둘기파적인 금통위였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에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높지 않아 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문구가 유지된 것을 근거로 들었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매파적 색채가 다소 배제된 금통위였다”며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심리지표 둔화 가능성 등 부정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내년 금리 인상을 전망한 애널리스트 11명 중 7명은 성장률 하락과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을 근거로 ‘동결’로 예상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재정 확장을 하더라도 지출 증가가 투자로 연결될지는 의문스럽다”며 “상당 기간 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보이며 성장률 하향 영향을 상쇄할 요인이 가시적이지 않다”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도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높은 한국이 추가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상훈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경기 둔화가 예상되므로 한은 목표 중 물가안정 측면에서 금리 인상 유인은 적다”며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다면 한은의 인상 필요성도 그만큼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달리 내년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들은 금융 불균형, 한-미 기준금리 격차 등을 근거로 들었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7월 정도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며 “금융 불균형 완화욕구, 금리가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총재의 언급, 2019년 6월 125bp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미 기준금리 격차, 일본과 유럽의 출구전략, 한국과 비슷한 기준금리 국가들의 금리 인상이 근거”라고 밝혔다.
백윤민 애널리스트 또한 “펀더멘탈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융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한은의 금리 인상 의지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에 따른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2019년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허정인 NH선물 애널리스트는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내수 부진에도 대외여건에 힘입어 잠재수준의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며 “한은은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하며 추후 하강국면 총알 모으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