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을 적극 논의하기로 합의하고도 서로 다른 말을 하는 등 설왕설래를 계속하고 있다. 현행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이 지역구 의석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지역구 의석수가 총 100석, 비례대표 의석수가 총 50석이라고 할 때 A당이 지역구에서 20석을 얻고, 정당득표율이 30%라면 A당은 지역구 20석에다 비례대표 50×30%=15석을 더한 35석을 차지하게 된다.
이에 대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총의석수는 정당 득표율로 정하고, 지역구에서 몇 명이 당선됐느냐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한다. 한 권역의 전체 의석이 100석일 경우, A당이 30%의 정당득표를 하고 지역구에서 20석을 얻었다면 A당의 최종 의석수는 지역구 당선 숫자에 관계없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100×30%=30석으로 확정한 다음, 이 30석에서 지역구에서 얻은 20석을 제외한 10석이 비례대표가 된다.
이처럼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얻은 표에 비례해 의석수가 결정되므로 유권자들의 사표(死票)심리에 의해 거대 정당으로 표가 쏠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군소정당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극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동은 連動일까? 聯動일까? 국어사전은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있지만 글자의 구조로 보자면 聯動이라고 써야 맞다. 그런데 대부분 連動으로 알고 있다. ‘연이을 연’이라고 훈독하는 ‘聯’은 ‘耳(귀 이)’와 ‘絲(실 사)’가 합쳐진 글자로 귀가 뺨에 실로 꿰매 놓듯이 ‘잇닿아 있다’는 뜻이다. 역시 ‘잇닿을 연’이라고 훈독하는 ‘連’은 ‘車(자동차)’와 ‘辶(辶 쉬엄쉬엄 갈 착)’이 합쳐진 글자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잇닿아 있다는 뜻이다.
聯動은 전후 상황이 ‘관련지어 움직인다’는 뜻이고, 連動은 앞뒤에서 줄을 지어 계속적으로 ‘잇달아 움직임’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연동은 聯動이어야 맞다. 중국에서도 聯動이라고 쓰고 있다.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