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의 일본어판 출판사 지쿠마쇼보(筑摩書房)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5만7000부 이상 팔리며 5쇄까지 나왔다. 도쿄 시내 주요 서점 문예서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간 직후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해 12월 초 출간된 일본어판 '82년생 김지영'은 이틀 만에 2쇄, 나흘 만에 3쇄에 돌입했다. 이에 힘입어 지쿠마쇼보는 수천 부 수준이던 증쇄 부수를 만 부 이상으로 대폭 올렸다.
출판사는 지난달 초 "매진이 속출해 불편을 끼친 데 대해 독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구입을 원하는 분은 서점에서 예약해 달라"고 트위터에 알리기도 했다.
일본 서점가도 주목했다. 일본 문화전문 웹진 'CINRA.NET'은 트위터에서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매진된 서점이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내에서 '82년생 김지영'의 인기는 이례적이다. 그간 '엄마를 부탁해' 등 한국에서 '밀리언셀러'에 올랐던 소설이 일본에서도 번역 출간된 바 있지만, 현지에서 한국 소설의 입지는 매우 좁았다.
'82년생 김지영'이 인기를 얻는 이유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미투운동' 등 페미니즘의 흐름이 있었던 것으로 봤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초 "미투 운동에 합류해 더 큰 사회현상을 낳은 책"이라고 했다.
한류 영향도 인기몰이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앞서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이 책을 읽었다고 언급하고, 소녀시대의 수영이 이 책을 읽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아왔던 불평등한 대우가 생각났다"고 댓글을 단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아마존재팬에 올라온 독자 리뷰나 소셜미디어의 반응은 뜨겁다. 독자들은 "여성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책", "여성의 삶은 어디에서나 똑같다"는 반응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한국이 부럽다"는 댓글은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일본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출판사는 조남주 씨를 19일 직접 초청해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 씨와 대담하는 토크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한편 2016년 출간 이래 100만 부 넘게 팔린 '82년생 김지영'은 현재 16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대만에선 전자판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영국판은 세계적인 출판 그룹 사이먼앤드슈스터에서, 프랑스판은 마거릿 애트우드 등 여성 작가 소설을 출판해 온 로베르라퐁의 임프린트 닐(NiL)에서 책을 낸다. 한국에서는 현재 영화로까지 제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