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아무런 협의 없이 끝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은 결코 실패가 아니라고 강조했다고 미국 CBS 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실패가 아닌 성공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국가 이익을 보호하고 발전시키는 측면에서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60일 만에 어렵게 성사된 ‘세기의 재회’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국내 비판을 염두한 발언이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문서 속에 그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우리가 정의한 비핵화를 북한이 완전히 수용하고 대신 엄청난 경제적 성장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는가”였다며 “그러나 북한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이 정의한 광범위한 범위의 비핵화 대신 ‘매우 제한적인’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시했다.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일부분이 포함됐을 뿐이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외교적 실패’라고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서도 과거 북한과의 협상과는 다른 ‘트럼프 스타일’을 보여줬다며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정부의 핵 협상과 달리 비핵화 대가로 북한에 ‘미래’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가능하다고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며 “협상을 계속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미 대화가 다시 열릴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에 이어 하노이에서도 문을 열어뒀다”며 “그것은 정말로 그들에게 달렸다”고 설명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단독 기자회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영변 핵시설 말고 플러스 알파를 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영변 이외에 큰 규모의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아는 것에 북한이 놀랐다”고 말해 협상 결렬의 원인을 짐작케 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프로그램 진행자인 마가렛 브레넌이 “하노이 협상 직전에 영변 이외 시설에 대해 북한에 언급하지 않았는가”라고 묻자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이 협상 테이블에 무엇을 올려 놓을지 말하기 전까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미국의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해서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지적에 “정확히 맞다”며 “그들은 그것을 해오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연료 생산을 지속하더라도 ‘최대의 압박’ 작전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지렛대가 약화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대의 압박에는 선박 간 환적을 못 하게 더 옥죄는 방안, 북한을 더 압박하도록 다른 나라들과 대화 등이 포함된다.
마가렛 브레넌은 볼턴 보좌관이 지난해 7월 언급한 “1년 내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일단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을 경우, 몇 가지 예외를 포함해서 해체를 수행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와 관련해서 1년 안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라며 “아직도 해체에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