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는 대기업의 우수 인재들이 ‘대기업 사원’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생긴 지 얼마 안 된 스타트업으로 전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일본 구인구직사이트 비즈리치에 따르면 대기업에서 정보·기술(IT) 스타트업으로 전직한 사람의 수는 지난 2년 새 2.5배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창업한 지 10년이 채 안 된 스타트업의 연봉이 대기업보다 높다는 점이 일본 인재들의 전직 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인재 파견업체 JAC리크루트먼트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사람의 평균 연봉은 올 1~2월에 721만 엔(약 7307만 원)이었다”며 “이는 일본 대기업 평균 연봉인 약 620만 엔보다 100만 엔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타트업 이직자들의 평균 연봉은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12년의 514만 엔에서 약 40% 늘었다”며 “스타트업은 지난 7년간 연 5%의 연봉 상승률을 기록, 1%대에 불과한 대기업 연봉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이는 임금 구도가 역전된 것으로,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인재들이 스타트업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대기업의 우수 인재들이 스타트업으로 이동하면 새로운 산업의 성장 동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기업 인재들은 주로 전자상거래(EC)와 인공지능(AI) 등 IT 관련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AC 관계자는 “특히 데이트 분석 등의 IT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관리 체제를 정비하기 위해 금융기관이나 컨설팅 업체 출신들을 적극 채용하기도 한다. 회계사 전문 전직 지원업체 와이즈얼라이언스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회계 관리자의 연봉은 700만~800만 엔으로 1년간 50만~100만 엔 정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경영자가 인터넷을 통해 우수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직접 채용’이 늘면서 자신의 매력을 직접 어필할 수 있게 된 것도 스타트업들이 대기업 인재를 흡수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신문은 스타트업들의 공격적인 인재 채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닛케이가 153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0개사가 올해 경력직 채용 인원을 3000명으로 전년보다 40%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채용 인원을 정하지 않은 기업도 90%가 “올해는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