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 4월 소비와 산업생산, 투자지표가 모두 예상을 밑돌았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7.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8.7%와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8.6%를 모두 밑도는 것이며 지난 2003년 5월의 4.3%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5.4% 증가해 역시 전월의 8.5%와 시장 전망 6.5%에 모두 못 미쳤다. 또 17년 만의 최저 수준이었던 1~2월의 5.3%와 비슷한 둔화세를 보였다. 3월 산업생산이 반짝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는 춘제(설날)에 따른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촌 지역을 제외한 고정자산 투자는 1~4월에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해 1분기 증가율 6.3%에서 감속했다. 시장 전망은 6.4%였다.
특히 지난달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했던 때여서 향후 중국 경제 전망에 더욱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지난 10일 2000억 달러(약 238조 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아직 관세 인상 조치가 적용되지 않은 나머지 제품에 대해서도 인상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3일 스마트폰과 노트북, 의류와 장난감 등 3000억 달러 상당의 추가 관세 인상 대상 품목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이들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주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일 관세 인상이 전면적으로 적용되면 12개월 후 중국 GDP 증가율은 0.6%포인트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하이 소재 교통은행의 류쉐즈 이코노미스트는 “4월 경제지표는 국내외 취약한 수요에 대한 경보를 울린 것”이라며 “정부가 경제 안정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무라홀딩스의 루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아직 바닥을 치지 않았으며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졌다고 보는 것이 안전하다”며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과 성장 촉진을 위해 경기부양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아이화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정부는 경제에 대한 정책 지원을 강화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필요하다면 추가 감세와 인프라 지출 확대, 정책금리 인하,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