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를 재는 기준인 '킬로그램'(㎏), 전류 단위 '암페어'(A), 온도 단위 '켈빈'(K), 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 '몰'(mol) 등 4개 측정단위를 산출하는 기준이 달라진다. 144년만에 국제단위계(SI)기본단위 중 4개가 바뀌지만 일상의 영향은 없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20일부터 국제단위계(SI) 7개 중 ㎏, A, K, mol의 재정의가 시행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작년 11월 16일 제26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재정의가 의결된데 따른 후속조치다.
한 번에 단위 4개 정의가 바뀌는 것은 세계적으로 도량형을 통일하자고 논의한 '미터협약'이 맺어진 지 144년만이다. 국제 과학계에서 단위 4개를 재정의 하는 이유는 기존의 정의가 불안정하고 시간에 따라 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상이 아니라 실험실과 산업현장에서는 극도의 미세한 단위변화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단위를 산출하는 방법을 바꾼다는 것이다. 일례로 1889년 백금과 이리듐의 비율이 9대 1로 구성된 원기둥 모양의 쇳덩어리를 1㎏라고 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게가 약간 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 학계는 변하지 않는 물리상수에서 측정단위를 산출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은 '플랑크상수'(h)를 이용해 재정의 하기로 했다. ㎏을 새로 정의할 때는 새 정의에는 플랑크 상수와 물체의 질량을 연결하는 '키블 저울'을 쓴다. 키블저울은 질량·중력·전기·시간·길이 등 측정표준의 종합체로 측정의 불확도가 1억분의 1수준으로 구현된다.
이 밖에도 암페어는 '기본 전하'(e)를 이용해 정의하기로 했고 켈빈은 '볼츠만 상수'(k)를 이용해 새로 정의한다. 물질의 양 단위 몰(mol)은 탄소 질량을 기준으로 삼았지만 '아보가드로 상수'(NA)로 새로 정의한다. 박연규 KRISS 물리표준 본부장은 "시간이나 장소에 따라 물리량이 변하지 않는 기준으로 단위를 산출하게 된 것"이라며 "하지만 단위가 갖고 있는 뜻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물질의 무게가 무겁거나 가볍게 측정되도록 바뀌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