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에 건설업종이 사실상 대출로 연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대출금도 연초효과가 맞물리면서 증가세를 기록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증가세도 신설법인수 증가에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당국의 주택임대사업자 규제 등으로 부동산업 대출 증가세는 축소됐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6조5000억원 증가한 35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3분기(+6조7000억원) 이후 3년반(14분기)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1조7000억원)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건설업도 2조2000억원 늘어난 41조4000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2008년 3분기(+3조4000억원) 이래 10년반(42분기)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운용자금을 중심으로 늘었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최근 건설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관련업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들이 대출로 연명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1분기 경제성장률에서 제조업은 전분기보다 2.4% 하락해 2009년 1분기(-2.5%)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업도 0.4% 내려 1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1분기(-4.7%)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보였었다.
이와 관련해 서유정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연말 재무비율을 맞추려고 상환했던 기업들이 연초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재차입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기업대출 자체가 늘고 있는데다 2020년부터 적용되는 예대율규제 시행을 앞두고 은행 입장에서도 인센티브가 있는 기업대출을 늘리려는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 (대출금 증가세가) 과거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도 9조9000억원 증가한 68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증가폭은 2017년 1분기(+8조3000억원) 이후 2년(8분기)만에 가장 낮았다.
도소매·숙박 및 음식점업의 대출 증가폭은 확대세(직전분기 3조9000억원→5조6000억원)를 유지했다. 잔액기준으로도 사상 처음으로 205조원대를 돌파한 20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폭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작년 2분기(+5조9560억원) 이래 가장 많았다. 이는 신설법인수가 5980개로 직전분기(5913개)보다 증가한 때문이다.
반면 부동산업은 3조5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친 235조4000억원이었다. 이는 2014년 1분기 2조1473억원 증가 이후 5년(20분기)만에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주택임대사업자 대출규제 강화로 신설 임대업자수가 1만7128명으로 직전분기(3만5283명) 대비 감소한 때문이다.
이밖에도 용도별로는 운전자금이 11조8000억원 증가한 655조9000억원을, 시설자금이 7조8000억원 늘어난 485조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산업별대출금 대비 시설자금 비중은 직전분기 42.6%에서 42.5%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