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 화려한 부활 꿈꾸다

입력 2008-07-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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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 재개발과 시추탐사 재개

고유가와 광물가격 급등으로 에너지·자원 안보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경제성 문제로 버리받았던 전국의 폐광들이 부활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부존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참여와 시추탐사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활하는 폐광

일제시대부터 몰리브덴 광산으로 유명했던 경북 울진군 후포면 금음광산은 요즘 채굴작업을 재개, 생산가동에 들어가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한광업진흥공사와 광산전문개발업체인 KMC㈜가 50%씩 투자한 이 광산은 지난 2006년부터 자원개발 탐사를 시작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가동에 들어았다.

현재 금음광산은 260만톤의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연간 518톤의 정광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단가가 높아지면서 올해 추가로 시추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1985년 폐광됐던 충북 제천시 금성면 몰리브덴 광산도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채광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2004년 광업권을 확보한 ㈜동원은 굴진작업을 거친 뒤 올 10~12월 생산에 나설 경우 연간 매출 250억원(영업이익 70억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원 측은 총 매장량 820만톤 가운데 574만톤은 채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매년 15톤씩 38년 간 채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때 연간 35만t의 철광석을 생산했으나 채산성이 떨어져 문을 닫았던 강원 양양군 서면 장승리 양양철광(옛 대한철광)은 요즘 재개발 준비가 한창이다.

1937년 문을 열었던 국내 최대의 양양철광(추정 매장량 124만5천t)은 광물값 하락으로 1995년 폐광 조치됐으나 철광석 값이 다시 치솟자 민간업체인 ㈜금산개발은 최근 강원도로부터 채광승인을 받았다.

㈜금산개발 측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과거에 채굴하다 남은 양호한 철광석이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채광계획을 세우게 됐다"면서 "앞으로 2~3년 뒤에는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텅스텐 광산이 몰려 있던 영월에서는 외국계 기업인 캐나다의 자원탐사 전문업체 OTL이 텅스텐 시추작업을 진행하는 등 재개발에 앞서 경제성을 저울질 하고 있다.

특히 휴광이 수년 간 지속되다 1991년 재개발에 들어간 강원 정선의 신예미광산은 또다시 생산 중단과 휴광 등의 부침을 겪었으나 원자재값 폭등으로 지난해부터 활기를 찾았다. 신예미 광산의 올해 철광석의 생산 목표량은 70만톤이며, 내년부터 연간 100만톤을 목표로 투자와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 현재 재개발 준비가 한창인 서미트 제일광산(금·은)을 비롯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정밀조사와 탐광시추 등 매장량 확보작업을 추진 중인 금산광산(우라늄), 상동광산(중석), 장수광산(몰리브덴) 등이 2~3년 내에 투자를 받아 탐사,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광물 가격은 광종과 광질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자원 보유국들이 내수를 위해 통제를 강화하면서 최근 일반적으로 2~8배 오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광진공은 과거에 운영했던 1884개의 금속광산 가운데 804개 광산에 대한 1차 예비검토를 통해 7광종 50개 유망관산을 재개발 대상으로 선정했다.

광종은 금·은(8개), 동(5개), 연·아연(16개), 철·티탄철(7개), 중석(4개), 몰리브덴(8개), 우라늄(2개) 등이다.

◆재개발 전망·과제

지경부와 광진공은 오는 2020년까지 매년 4~5개의 광산에 대해 재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폐광 재개발은 국내에서 부존자원을 확보하고 앞으로 해외에서 자원을 직접 개발하는 것에 대비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는 의미를 갖는다.

또 기존의 광산 외에도 추가로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부존자원이 있는 지 직접 확인하고 앞으로 북한의 자원개발에 대비해 국내의 인력을 양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최초로 리스크가 높은 사업 초기 탐사 단계부터 민간 자금을 유치해 개발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추진되는 만큼 기대감도 높다.

그러나 국내 광업이 지난 1990년대 이후 인건비 상승, 신규 매장량 확보 부진,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장기간 침체기를 겪었던 점은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 대기업이 참여하는 비금속과는 달리 금속 광산을 개발하는 업체는 영세한 편이어서 초기에 많은 자본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다행이 최근에는 자원산업에 관심이 많은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가세하고 있으나 경험과 인력이 부족해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광산을 개발하던 일제시대 등과 달리 요즘에는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비용이 상승하는 점도 재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대기업 등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광산개발에 지방자치단체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아울러 정부차원에서는 국내 자원개발을 위한 관련 부서의 예산을 늘리고 광진공의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광진공의 경우 법정자본금을 확대하고 사채발행 등을 통한 재원조달을 다각화할 예정"이라며 "가공유통사업 진출과 고부가 가치 기술개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폐광 재개발은 국내의 부존자원을 확보하고 해외 자원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인력을 양성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과거와는 달리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공해방지 시설을 갱내에 설치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폐광 재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M&A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편 광물 가격이 급등하고 자원민족주의가 심해지는 현 상황에서 폐광 재개발을 통해 국내 광업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해외자원개발 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

실제로 국내생산이 중단상태인 텅스텐, 몰리브덴의 해외 자주개발은 전무한 상황이다. 특히 텅스텐은 1980년대까지 수출광물이 었으나 1989년부터 순수입 광물로 전환된 상태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금까지 1억달러 이상 투자한 기업은 고려아연 6억6000만달러, 포스코 5억5000만달러, 삼탄 3억7000만달러, 삼성물산 2억8000만달러, 광진공 2억4000만달러로 5개사 뿐이다.

반면 최근 전 세계 금속·광물 분야 M&A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이 분야 세계 M&A 시장 규모는 76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4590억달러로 시장 규모가 3년 새 6배로 늘었다.

M&A 건수는 같은 기간 1838건에서 3216건으로 75% 늘었다. 계약건수가 75% 늘어났지만 거래액은 6배로 증가해 건당 거래액이 크게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자원을 무기화하력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이 중요하며 M&A가 어렵다면 지분 확보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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